천식은 예민해진 기관지가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경련을 일으켜 좁아지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정도에 따라 기침, 쌕쌕거림(천명),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등이 유발된다. 특히 호흡곤란이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천식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흡입제 스테로이드 사용률은 여전히 저조하기만 하다. 본지는 국내 천식치료에서 흡입제 처방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해마다 늘어나는 천식환자
천식은 염증(기도가 붓고 기도 내 과도한 점액이 생김)과 기도 수축(기도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의 조여짐)이 원인이 되는 만성질환이다. 기도 과민성과 관계 있는 만성 염증은 잦은 재채기와 호흡곤란, 흉통, 기침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천식의 증상은 천명(쌕쌕 거리는 소리, wheezing), 호흡곤란(breathlessness), 가슴 답답함(chest tightness), 야간 또는 이른 아침의 기침(coughing)등이 있다.

이 밖의 증상으로는 야간에 지속되는 기침, 격렬한 활동 중이나 직후의 호흡곤란, 하나 이상의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잠이 깨는 것 등이 있다.

약 3억 명으로 추정되는 천식환자는 전세계적으로 십 년마다 50% 증가했고 모든 연령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질환이다. 천식 유병율은 국가와 인구별로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도시 지역에서 흔하게 발생하고 있고 특히, 소아천식환자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천식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25만 명으로 추정되며 유병률과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의 경우,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천식환자수는 약 230만 명으로 연평균 0.37%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9세 이하의 소아천식 환자가 39.1% 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흡입제를 권장하는데…
이처럼 천식으로 발작을 일으킨 환자는 막힌 기도를 확보하지 않으면 호흡곤란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때 흡입제를 사용하면 적은 양이라도 수축된 기관지가 확장되면서 호흡의 원활해 진다.

외국 영화를 보면 흔히 천식 환자들이 호흡곤란을 일으킬 때 주머니에서 꺼내드는 것이 바로 이 흡입형 치료제다.

천식국제기구 GINA와 국내치료지침서는 천식의 1차 치료제로 흡입용 스테로이드 치료제를 권고하고 있다.

만성염증 질환인 천식 치료에는 스테로이드 치료가 효과적인데, 흡입용 스테로이드 치료제는 경구용 스테로이드 제제에 비교해 치료가 필요한 기도에 직접 약물을 바로 전달, 효과는 높이고 스테로이드 전신흡수는 줄여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또는 국내 권고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경구용 치료제를 선호하고 있다.

2006년 당시 국내 흡입제 사용률은 0.2%로 유럽 23%, 미국 15%, 아시아 개도국 평균 9%에 비해 매우 저조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으며 저조한 흡입제 사용률은 근래들어 증가되고 있는 추세지만 2013년 현재까지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천식은 어린이에게 제일 흔한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전세계에서는 보통 흡입제를 많이 쓰는데 국내에서는 여전히 경구제 처방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흡입제보다 경구용 처방을 선호하는 의사들
왜 국내에서는 흡입제 천식치료제보다 경구용 치료제의 비중이 높은 것일까?

저조한 흡입제 사용률은 2002년 발표된 ‘소아 천식 진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식도 및 실제적용에 대한 조사’ 논문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소아 천식 진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식도 및 실제적용에 대한 조사’ 논문에 따르면 천식 치료에서 가이드라인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응답이 45%나 됐다.

또한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처방할 때 소아천식 진료가이드라인대로 처방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48.6%를 차지했다.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가이드라인대로 처방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이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실제 소아에게 사용이 쉽지 않다는 응답이 36.9%, 처방하는 습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9.2%, 환자 순응도가 경구용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13.8%, 경제적으로 약값이 비싸다는 응답이 7.7% 순이었다.

2010년에도 천식치료 경향에 대한 논문이 발표됐지만 2002년 발표된 논문과 비슷한 이유로 흡입제 처방을 꺼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오연목 교수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흡입제 처방률은 OECD에서 가장 낮다.”며 경구제 처방을 선호하는 국내 천식치료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나도 왜 개원가에서 흡입제를 안쓰는지 정말 궁금했다. 하지만 최근 대학병원 교수들과 개원가 의사들간의 모임에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이 흡입제를 처방하지 않는 이유는 우선 흡입제가 경구제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비싼 가격은 결국 심평원의 삭감 타킷이 된다. 또 흡입제를 처방하면 한달치인데 환자들도 가격도 부담스러워하고 흡입제에 대한 순응도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들이 꺼려하는 것은 의사가 설득할 수 있지만 이를 설득하려면 시간투자가 돼야 하는데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들을 봐야되는 의료환경 속에서는 사실상 힘들다. 시간을 투자해서 설득하고 교육하는데 노력을 해도 보험에서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시간을 투자해서 돌아오는 대가는 네거티브라는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경구제로 처방하는게 낫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심평원, 천식치료 평가 지표 만든다
국제적 천식 진료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흡입용 스테로이드의 정기적 사용으로 천신의 유병률과 사망률의 저하가 보고되면서 흡입용 스테로이드의 사용이 세계 각국에서 보편화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천식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흡입용 스테로이드 처방률을 높이기 위해 평가 지표를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오는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천식을 주상병으로 하는 요양기관을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오 교수는 “심평원도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천식치료에 대한 평가지표를 만들고 있다. 이미 평가지표에 대한 윤각이 나왔다. 평가지표가 나오고 심평원에서 흡입제 처방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개원가에서도 많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천식 치료와 조절에 사용되는 약제는 크게 2가지로 조절제(Controllers)와 완화제(Relievers)로 구별된다.

조절제는 천식의 원인이 되는 기도의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장기간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약제로 흡입용 코티코스테로이드 단독제제 또는 흡입용 코티코스테로이드와 장시간 지속형 베타, 아고니스트의 복합제가 대표적이다.

기타 약제로 서방형 테오필린, 류코트리엔 조절제, 경구용 스테로이드 제제 등이 있다.

완화제는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약제로 기도의 평활근을 확장해 기도 폐쇄를 신속하게 완화시켜준다. 벤토린 같은 속효성 베타, 항진제, 흡입 항콜린제, 속효성 테오필린 등이 있다.

건조 분말 흡입기 ‘세레타이드 디스커스’(세레타이드는 건조 분말 흡입기 ‘세레타이드 디스커스’ 100/250/500과 압축 정량식 흡입기인 세레타이드 에보할러 50/125/250 두 가지 형태로 공급된다.)
건조 분말 흡입기 ‘세레타이드 디스커스’(세레타이드는 건조 분말 흡입기 ‘세레타이드 디스커스’ 100/250/500과 압축 정량식 흡입기인 세레타이드 에보할러 50/125/250 두 가지 형태로 공급된다.)
대표적인 흡입용 스테로이드 조절제로는 세레타이드(살메테롤/플루티카손 프로피오네이트)가 있는데 이는 천 식 증상을 조절하고 예방하기 위한 조절제(Controller)로 기도 염증을 감소시키기 위한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Inhaled Corticosteroid)와 기관지 확장을 위한 지속형 베타 2작용제(LABA, Long Acting β2 Agonist) 를 하나의 흡입기에 담은 복합 약물이다.

세레타이드는 GOAL(The Gaining Optimal Asthma Control) 연구와 같은 국제 임상 시험을 통해 하루에 두 번 규칙적 사용으로 실제 대부분의 천식환자(71%)에서 가이드라인에서 규정하는 조절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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