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의협 회장이 일부 의사들의 주장을 독일인의 유태인 학살이나 일제강점기 한국인 학대 등과 같은 ‘증오범죄’에 비유하며 강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김필건 41대 대한한의사협회장은 2일 협회 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의협에서 쏟아지는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증오범죄’라는 말을 아냐고 말하며, “일부 몰지각한 양의사들이 하는 근거 없고 감정적 발언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이 유태인을 학살하거나 100여년 전 일본인의 한국인 학대 행위와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100년 전 한의학과 지금의 한의학은 엄청나나 차이와 발전이 있어야 하는데, 일부 양의사들은 한의약의 틀을 100년 전으로 묶으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회장은 자동차 타이어의 공기압을 측정할 때도 MRI가 쓰이며, 동물병원에서조차 엑스레이와 혈액검사, MRI, CT를 다 하고 있는데, 사람을 치료하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듭 “어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데, 100년 전 방식으로 틀을 가둬놓으면 무슨 발전이 있겠냐.”면서, “이런 억지 논리가 정부 정책에 적용되고 법과 제도에서 한의학을 철저히 소외시키는 현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다만 김태호 홍보이사는 “의협과 한의협은 의료인과 전문인으로서 합의하고 도출할 사항이 얼마든지 많다.”며, “우리는 언제든지 대화의 창이 열려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김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 앞서 진행한 천연물신약 발암물질 관련 긴급 기자회견 관계로 서면으로 대신한 취임사에서도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의료계를 자극하는 주장들을 쏟아냈다.

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날마다 진료실에서 양의사들의 근거 없는 한의약 폄훼에 대해 치를 떨어야만 하는 한의사 회원들의 분노와 국민 건강증진에 앞장 서는 진정한 의료인의 소명에 충실할 수 있는 한의사가 되고픈 회원들의 갈망을 몸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양의학의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로서 한의학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한의학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법과 제도는 미비한 실정”이라며, “보건복지부는 직능단체간 다툼을 유발시키고 직접적 해결책 마련은 뒷전으로 한 채 ‘보건의료직능발전위원회’의 의제로 미루려고 하는 것은 복지부의 명백한 직무 회피”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일본의 한방전문의와 미국 네바다주의 한의사들은 한약을 투여하기 전에 객관적 진료 데이터를 얻기 위해 자유롭게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제한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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