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병리검사 수가인하 결정으로 병리과 안팎이 뒤숭숭한 가운데 병리과를 어묵 장사에 빗댄 패러디가 화제다.

이 패러디는 지난 14일 의사포털 등 일부 의사 관련 사이트에 공개된 후 눈길을 끌고 있다.

글쓴이는 분당 미금역 앞에서 어묵을 파는 상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어묵 장사가 참 요상하다고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는 “손님이 어묵을 먹으면 하나를 먹던 열 개를 먹던 하나 값만을 받아야만 한다”며, “한 자리에서 먹는 어묵은 여러 개를 먹은 것으로 계산하면 안 된다는 법률인지 규정인지 시행령인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어기면 저는 받은 돈의 다섯 배를 과징금으로 내야 할 뿐만 아니라, 부당 청구라는 죄목으로 형사고발돼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고, 실형을 선고받으면 어묵장사면허를 박탈 당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왜 이래야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 할 수가 없다”며, “어묵 5개를 만드는 재료비는 당연히 어묵 1개를 만드는 재료비의 5배가 드는데 어떻게 똑같은 크기의 어묵 5개를 하나의 값으로 받으라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이러한 부조리를 개선하기 위해서 대한어묵협회가 정부에 어묵 가격체계를 개선해 달라고 간청한 결과 2009년 1월부터 어묵 1개~3개는 202원, 어묵 4개~6개는 243원, 어묵 7개~9개는 284원, 어묵 10개~12개는 325원, 어묵 13개 이상은 366원으로 어묵 가격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어묵을 12개 팔아도 어묵 1개값의 1.6배 밖에 못 받는 개선이었지만 그래도 전국의 어묵상인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정부 당국에 감사했다고 글쓴이는 언급했다.

그는 “그런데 최근 전국의 어묵 판매량이 너무 상승했기 때문에 7월 1일부터 어묵 가격을 평균 15.6% 인하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며, “눈앞이 깜깜한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게다가 어묵을 13개 이상 먹는 손님에게 받던 366원을 29% 인하해 259원 받으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얘기냐”고 따졌다.

그는 “특히 어묵 가격 인하 이유가 전국의 어묵 판매량이 너무 상승했기 때문이라는데, 국민들이 어묵을 많이 먹은 것이 원인인데 왜 어묵상인이 손해를 보게 어묵 값을 인하하는 것이냐”면서 “정부도 미리 어묵을 먹어서 조기에 암을 진단하자는 홍보를 해 어묵 열풍을 일으켜 놓고 이럴 수 있냐”고 호소했다.

그는 “저야 어묵을 싸게 파는 것이 사회봉사활동이라고 자위하며 살아왔지만 젊은이 중에 어묵장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은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욕적으로 어묵장사를 시작한 몇몇 안 되는 젊은이들도 올해의 어묵값 인하소식에 충격을 받아서 중도에 포기하고 전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묵이라면 치를 떨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쓴이는 “주변에서 동료 어묵장사들이 점차 사라져가는 암울한 현실과 허울만 남은 대한어묵협회를 망연히 바라만 보고 있자니 너무나 답답해서 한 자 적었다”며, “이 땅에서 부조리한 어묵을 만들어 팔고 있는 병리의사가 올린다”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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