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의대 교수가 자신을 비난한 개원의들을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의대 교수가 모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이 대한의사협회의 대정부 투쟁을 비판하는 내용이었고, 이를 본 일부 개원의들이 무차별적인 인신공격과 욕설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인이라 손꼽히는 의사들이 자신의 뜻과 반하는 칼럼을 게재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동료 의사의 신상을 털고, 재직중인 병원으로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

특히, 일부 의사들은 의대 교수가 근무하는 병원에 환자 전원 거부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욕설과 비방이 섞인 댓글을 달기도 했다고 한다.

동료 의사들의 원색적인 비난을 더 이상 참지 못한 의대 교수는 결국 최근 자신을 비난한 의사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중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7월 의원급 의료기관 포괄수가제 전면 확대 시행을 앞두고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포괄수가제 시행을 앞두고 의료계와 정부의 설전이 오가던 당시 몇몇 개원의들이 의료 커뮤니티에 보건복지부 박민수 과장에 대한 욕설을 올리는가 하면, ‘포괄수가제의 제1 희생자가 당신의 자녀가 되길 희망합니다’, ‘밤길 조심해라’, ‘뒤통수 보러간다’ 등 협박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자 박민수 과장은 이들을 고소했고, 이들은 결국 벌금형을 받았다. 그런데 4개월 만에 비슷한 일이 불거진 것이다.

악성 댓글과 이로 인한 고소고발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고소고발 과정에서 드러나 악플러 상당수가 어린 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의사들의 악성 댓글은 유감이다.
 
실제로 악성 댓글을 참지 못한 유명 연예인들이 고소한 악플러들을 보면 대다수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다.

이들은 악성 댓글을 단 이유는 단 하나다. 연예인이 이유 없이 싫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의사들과 ‘악플러’들은 다를 것이다.

일부 의사들이 인신 공격에 가까운 댓글을 게재하는 것은 그 사람이 이유 없이 싫기 때문인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주장하는 바가 싫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인신 공격에 가까운 비난이 아니라 건전한 비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사람은 자라온 환경 등에 의해 저마다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사안을 놓고 다르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의대 교수는 의사협회에서 진행하는 대정부 투쟁의 방향성을 공감하지 못했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의대 교수의 의견에 동조할 수 없다면 무차별적인 비난보다 논리를 따져 비판을 해야 하는 것이 옳다. 사과와 고소취하로 아름다운 결말을 기대해보는 것은 나만의 기대일까.

최고의 지성인인 의사들 사회에서 악성 댓글과 고소고발이라는 악순환이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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