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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벌제, 약제비 줄일 수 있나불공정한 처벌규정 등 실효성 의문…복제약가 인하 선행돼야
김효정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0.05.11 6:30
리베이트 쌍벌제가 지난 4월 28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불법 리베이트 근절과 약품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 법안이 의사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복지부는 6개월 간의 유예기간 동안 세부 시행령을 손질해 최선의 답을 찾겠다고 한다. 복지부의 주장대로 리베이트 쌍벌제가 약제비를 줄일 수 있을까?

오는 10월부터 도입되는 이 법안은 의약품 판매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징금 없이 1년 이내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료계는 이 법안이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한 절름발이 법률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법안이 당초 목적대로 불법 리베이트 근절과 약품 거래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정부와 의료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나
리베이트 근절은 국내 제약사들보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간절히 원하던 것이다.

그들은 국내제약사들의 리베이트 공세로 인해 자사의 처방실적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일부 사실이다.

오리지널 약품을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복제약품을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외에 별다른 마케팅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회사는 리베이트 비용의 절약으로 수익구조가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시장을 다국적제약사에 내어줌으로써 시장이 위축되고 일부 국내제약회사는 대만의 사례처럼 몰락하게 될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정상적인 영업 형태의 하나인 리베이트를 없애겠다는 이 법안이 오히려 국내 제약사들의 숨통을 조이는 형국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불공정한 처벌 규정…리베이트 불씨 여전
과연 쌍벌제 법안이 리베이트를 없앨 수 있을까. 의사들은 불공정한 처벌 규정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리베이트 쌍벌제는 그 동안 주는 쪽만 처벌했던 것을 받는 쪽까지 처벌하겠다는 법안이다.

상식적으로 양측 모두 같은 처벌규정이어야 공정하다.

그러나 리베이트를 받는 의사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 그리고 1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받게 되어 개인적으로 치명적인 처벌을 받는 반면, 리베이트를 주는 제약회사에는 해당 의약품에 한해 20% 약가 인하라는 금전적 손해만 감수하면 된다는 솜방망이 처벌규정이 있을 뿐이다.

리베이트 제공 적발 시 제약회사에서 가벼운 처벌만을 받는다면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공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약회사일수록 더욱 공세를 강화할 것이다.

양측의 처벌규정을 동등하게 함으로써, 즉 제약회사 역시 징역 또는 벌금형과 함께 1년 이하의 영업정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음성적인 리베이트를 막을 수 있다.

▽약국 백마진 약제비 감소 걸림돌
리베이트 쌍벌죄 법안이 통과되면서 약사들의 ‘백마진’은 합법화돼 의료계는 분노하고 있다.

백마진은 의약품 결제를 3개월 이내로 해줄 경우 약값의 일정부분을 금융비용으로 인정해 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시 말해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이다.

약국에 3% 정도의 금융비용을 여러 가지 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오랜 관행으로 작용하는 백마진이 실질적으로 의약품 가격의 5~10%나 된다는 말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약사들의 공공연한 리베이트인 백마진이 난무하는 가운데, 약제비 감소가 가능할지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복제약 약가인하가 먼저다
국내 복제약의 가격은 오리지널의 60~80%에 이른다. 40% 이하인 선진 외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에 책정돼 있으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내 제약사는 복제약 전문 제약회사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국내 제약사는 오리지널 신약 개발보다 복제약 생산 및 리베이트를 통한 영업에 더욱 열을 올렸고, 이것이 바로 리베이트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구조적 모순이다.

복제약 약가산정은 시장기능과는 관계없이 전적으로 정부의 일률적인 기준으로 책정된다. 복제약가가 높은 이유는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복제약 약가산정 정책의 근본적인 수정 없이는 음성적인 리베이트가 근절될 수 없다.

정부의 주장대로 전체 약제비의 약 20%가 리베이트이고, 쌍벌제로 리베이트가 근절이 된다면, 모든 복제약의 최소 20% 인하는 가능할 것이다.

정부가 리베이트를 근절할 의지가 있다면 복제약가부터 대폭 인하해야 한다.

▽저가처방 인센티브 고려해야
쌍벌제가 시행되면 의사들의 복제약 처방 감소가 예상된다. 굳이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의혹을 받기 싫어서라도 복제약 처방을 꺼릴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비용대비 효율적인 복제약 처방을 권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처방총액 인센티브제도, 즉 전년도 대비 처방총액이 감소하면 그 금액의 일정비율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으로 보여진다. 현재 많은 비율의 복제약을 처방하고 있는 상태에서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 후 리베이트를 받는다고 의심을 받으며, 더 값싼 복제약을 처방할 의사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저가약을 처방할 수 있는 제도적이고 정책적인 기제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약제비 상승을 막기는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저가구매 인센티브처럼 오리지널과 처방 복제약 사이의 차액 일정부분을 저가처방 인센티브 형태로 인정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

의사들은 복제약가 인하, 저가처방 인센티브제도 시행, 의료수가 현실화 등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쌍벌제법을 시행하면 의사와 제약회사 모두를 몰락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과연 정부의 주장대로 불법 리베이트 근절과 약품 거래의 투명성을 높여줄 지 아니면 의사들의 지적대로 반쪽 법안으로 전락할 지 지켜볼 일이다.

김효정 기자  blink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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