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에 우리나라 의사수를 맞춰야할 이유를 알려 달라.”

지역의사회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인천시의사회는 21일 송도센트럴파크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제44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올해 사업계획(안)과 예산(안)을 심의ㆍ의결했다.

이광래 인천시의사회장
이광래 인천시의사회장

이광래 회장은 인사말에서 “정부는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을 확정하고 배분했다.”라며, “정부가 근거로 삼는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는 특수한 경우를 일반화한 것이고 과학적 근거로 삼는 논문 3편도 이미 저자가 오류를 인정했다. 전국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조사가 근거가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은 평균 기대수명, 영유아 사망률, 회피가능 사망률 등 OECD 모든 지표에서 상위에 있다.”라며, “OECD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 수에 맞춰야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 회장은 “일본은 2023년 고령화 비율이 30%에 달하나,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8이 예상된다. 현재 일본은 의대정원을 줄이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라고 예를 들었다.

이 회장은 “반면, 대한민국은 의대정원을 동결 하더라도 2035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3.5명으로 예측된다.”라며, “대한민국만 엉터리 의사 인력 추계를 바탕으로 아무 문제없는 의료시스템을 폄하하고 의사들을 악마화하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지역 완결형 의료 시스템 문제는 각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이 이미 해당 지역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교통 인프라와 환자 이송시스템을 개선하면 충분하다.”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정부에서 생각하는 지방의료 시스템이 모든 지역에서 골든타임 내에 처치가 가능하고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병원을 인구에 상관없이 만들어 지역 불균형을 없애는 의료시스템이라면, 이는 불가능한 우매한 생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지역 의대증원 숫자를 늘리면 그에 따른 지역 전공의 수도 늘려야 되고 지역 수련병원 병상도 늘려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며, “지역 인구가 줄고 있어 지역 일자리도 감소한다. 이를 고려하면 결국 지역의대를 나오고 지역에서 수련 받는 의사는 다시 수도권으로 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은 어느 나라보다 언제 어디서나 수준 높고 싼 진료비로 진료받을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의료를 이번 의료개혁으로 달성할 수 없다. 저 출산 해결, 연금개혁, 건강보험 재정 개선, 수도권 쏠림현상을 해결해야 의료문제가 해결된다. 정책의 선후를 따져 집행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송태진 의장도 개회사에서 오늘은 의대정원 확대에 관한정부의 실정을 규탄할 수 밖에 없다며 쓴소리를 했다.

송 의장은 “우리나라 의료현실은 정부의 용역연구조차도 의료수가가 원가의 70-80% 밖에 안 된다고 확인한 기형적인 의료체제가 고착됐다.”라며, “이를 의사들의 주 6-7 일 진료와 비급여 진료로 어렵게 극복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송 의장은 “윤 정부는 총선을 앞두고 느닷없이 의료개혁 미명 아래 의대정원 2,000명 확대라는 비과학적인 정책을 들고 나왔다. 이는 대한민국 선진의료와 미래의 경쟁력을 망가뜨릴 것이 명약관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OECD 최상위권의 의료 선진국으로써 대한민국의 품위와 자유민주주의의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그간 시행된 모든 정책을 원점으로 돌려놓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박철원 신임 인천시의사회장
박철원 신임 회장

박철원 신임회장도 “임기를 시작할 시기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가로막는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라는 난관에 봉착했다.”라며, “정부는 의대증원을 일방적으로 배분하고, 의협 비대위 임원의 면허를 정지시켰고, 사직한 전공의들까지도 면허정지와 사법처리를 강행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는 의료파국을 넘이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돌이킬수 없는 사안이다. 정부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권리 남용과 부당한 행정절차에 대해 총력을 다해 맞서겠다.”라고 다짐했다.

전체 대의원 119명 중 82명이 참여해 성원된 본회의에서는 2022년도 회무보고, 사업보고, 감사보고를 이의 없이 통과시켰다.

올해 사업계획(안)으로 ▲다양한 회원 서비스 제공의로 회원 참여 확대 ▲시 및 유관기관과의 유대관계 강화 ▲의사 권익 해치는 악법과 의료제도 개선 ▲회원 권익 최우선 ▲회원 고충처리위원회 확대 및 법률지원 강화 ▲보건소와 협력 강화 ▲의사 보건소장 임용 위한 대응 강화 ▲인천시의사회 모바일앱 활성화 등을 확정했다.

올해 예산은 지난해 11억 6,405만 8,722원 보다 2,934만 6,538원 감액한 11억 3,471만 2,184원을 의결했다.

이어진 구ㆍ군분회 건의사항 및 시의사회 건의사항 심의에서는 회관기금 특별회비 연장의 건(2024년부터 2027년까지 연장)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 올릴 건의사항으로 ▲의협회장 및 상근 임웡에 대한 급여 현실화 ▲의협 산하단체 임원 선거운동 금지 폐지 ▲의협 산하단체의 회원 범위 벗어난 월권행위 금지 ▲한국여자의사회 의협 대의원배정 ▲의협회장 탄핵 엄격한 기준 마련 ▲회원 등록비율 높이기 위한 방법 모색 ▲의협 임시총회 개최 발의시 기간 제한 ▲의정회 재설립 ▲의협 대의원회 수임사항 정치적 워딩 필요 ▲DUR을 활용해 환자요구 시 현재 처방받고 있는 약품모곡 검색 가능토록 조치 ▲의협 내 과도한 비급여진료 심의기구 설치 ▲관절광 내 주사와 물리치료, 신경차단술 등 2개 이상 동시에 할수 있게 하기 ▲비관혈적정복에 C-cam 인정 ▲입원식대 현실화 등 14개 안건을 채택했다.

한편 대의원들은 본회의 전 ‘의료개혁 합의없는 의대증원 결사반대’, ‘의대정원 졸속확대 의료체계 붕괴된다’ 등의 구호를 연거푸 외치며 의대정원 증원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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