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의과대학ᆞ의학전문 대학원 동창회 김성중 회장은 4일 ‘대한민국 의료계 상황에 대한 소고’ 글을 통해 의대정원 증원에 대해 대학총장과 의대학장간 시각차가 크다면서 의대정원 증원안 철회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3월은 대학의 학사 일정과 병원의 업무일정의 시작이지만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해야 하는 의과대학과 병원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대규모 증원 강행이라는 문제로 쑥대밭이 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경북대 총장은 현재 110명인 경북의대 정원을 250~300 명으로 증원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하지만 직접 의대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교수들과 학장의 입장은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한 학년 214명 시대, 졸업정원제 시절 의대를 다녀서 당시 의학 교육 환경을 잘 기억하고 있다. 대통령은 정원이 더 많았던 시절 교육받은 의사들의 역량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지만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원 214명에 더해 위학년에서 낙제한 50여 명을 합쳐 264명이 딱딱한 나무 의자에 서로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촘촘히 앉아서 수업했고, 그나마 늦게 오면 자리조차 없었다. 뒷자리 학생들은 칠판이 안 보여 망원경을 갖고 다녔고, 교수는 마이크를 이용해 수업했으며, 해부 실습용 사체 한 구를 오전ᆞ오후 반으로 나눠 10여 명이 들어붙어 머리 디밀던 해부실습 현장만 기억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당시 열악한 교육 환경이 매년 수많은 학생의 학업 중도 포기, 유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라며, 덧붙였다.

김 회장은 “현재 계단식 강의실, 전자 칠판, 개인 랩톱을 사용할 수 있는 설비, 최첨단 실습 장비를 통해 공부하는 학생들 모습을 볼 때마다 동문 선배로서 뿌듯함과 부러움을 느낀다. 그러나 이런 모교 교육 환경의 수용 능력도 총장이 주장하는 250~300 명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담론에 대해 의대, 부속병원, 전임의, 전공의, 학생 둥 각자 가진 생각이나 입장이 다를 수 있으니 협의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라면서도, “의학 교육 인프라 문제 해결과 함께 직능 간의 논의와 의료 전달 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점차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대 교수 1,000명 증원하고 강의실 몇 개 확보한다고 해서 교육 인프라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라며, “의대정원 증원안 철회를 요청한다. 의대 학장과 현장 교수들의 의견에 다시 한번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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