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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김효정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0.04.25 22:12

낙태가 사회문제화 된지 오래지만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한 수많은 토론회가 개최됐고, 전문가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낙태 해결을 주장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낙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사회ㆍ경제적으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지만  말처럼 쉬운일은 아니다. 청소년 임신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성교육과 임신한 여성을 위한 시설, 아이를 낳은 후 맡길 수 있는 육아시설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미혼모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미혼모, 사회ㆍ경제적 이유 때문에 힘들다
실제 모든 미혼모들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인 시선이나 경제적 자립능력 부족 등의 이유로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미혼모 시설 및 육아 시설에 대한 국가의 노력이 매우 열악하다.

2005년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육아시설의 경우 국공립비율은 4.8%인데 비해 민간비율은 95.2%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육아시설은 대부분 민간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선진국의 경우 육아시설의 국공립비율이 프랑스 89%, 스웨덴 70%, 미국 65%, 일본 58.5% 등을 비교해 봤을 때, 국내의 국공립 육아시설은 현저하게 낮은 상황이다.

게다가 미혼모를 위한 시설도 마찬가지로 민간에 의존하고 있어, 공립 미혼모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현재 복지부에서는 올 4월부터 양육을 원하는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거두기 위해 25세 미만의 미혼모를 대상으로 최장 5년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미혼모 가구 중 최저생계비 100% 초과 이상 150% 이하의 가구를 대상으로 아동양육비로 월 10만원, 아동의료비 월 2만 4,000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낙태사유의 95.7%가 사회ㆍ경제적인 이유임을 비춰볼 때 이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청소년 임신, 무방비 방치 더 이상 안돼
정보의 홍수 속에 성적인 노출을 차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한, 개인이 우선시되는 사회적인 풍조 때문에 가정의 기능이 많이 상실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나 우리 사회가 지금껏 너무 무방비 상태로 방치한 것이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미혼모 쳥소년 입소기관인 애란원이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의 임신 발생원인은 빈곤과 가족의 기능 약화로 가정 내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이 가출을 하고 성경험을 갖기 시작할 때부터다.

17세 한 소녀는 아버지의 폭력, 어머니의 빚 문제로 가정의 불화가 심했다. 그러다 잦은 가출을 하게 됐고, 급기야 학교를 자퇴하게 됐다. 정신적으로 많이 혼란스러웠던 그녀는 중 2때 만난 동갑내기와 교제를 하다가 임신을 했다.

임신 6개월째 어머니가 그 사실을 알고 강제로 낙태를 하게 만들었으나 다시 재임신해 2009년도에 애란원에 입소하고 9월에 출산을 했다.

폭력이 심한 아버지에게는 임신을 알리지 못했고, 어머니는 도피로 연락이 두절됐다. 아기 아빠 측의 가족도 관심이 없어 결국 아기의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

입양을 보낸 후 그녀는 아기 생각에 괴로워하다 양육을 결심하고 다시 아이를 찾아왔다. 그녀는 첫 아이 낙태 후 우울증을 가지고 있어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두 번째 아이를 양육하면서 삶의 목표가 생겼고, 현재 4월 검정고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낙태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사례도 있다. 어린 나이에 낙태로 인한 심리적, 정신적 문제는 상실감, 죄책감, 무력감, 우울증 등 여러 가지 상처를 동반 할 수 있고, 신체적인 질환과 불임 등의 큰 문제를 가져 올 수 있다.

물론, 적절한 성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성 가치관을 심어주고, 임신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임신한 청소년들을 위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정부, 안전망 구축…미혼모에게 선택권 줘야
사회적으로 이들을 위한 안전망 및 지원망이 구축돼야 한다. 이들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이나 최소한의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이나 취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낳을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미혼모의 선택권은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낙태와 출산을 놓고 어떤 것을 선택할래?’라고 물었을 때, 낙태와 출산을 모두 선택 할 수 있어야 선택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강압적인 태도에 불과하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미혼모들이 사회ㆍ경제적으로 힘들어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발벗고 나서야 한다.

김효정 기자  blink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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