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대 의사협회장을 뽑는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이미 지지를 약속한 선거인을 단속하면서,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선거인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2일에도 후보들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광주와 대구에서 개최된 시의사회 정기총회를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치러진 제11대 광주시의사회장 선거는 의료계의 관심을 끌었다.

광주시의사회장 선거는 시도의사회 중 가장 많은 후보자가 나와 경합했던 터라 주목을 받았다.

무려 여섯명의 후보가 등록했고, 후보자 모두 한 의과대학을 졸업한 보기 드문 모습이 연출된 상황. 곳곳에서 누가 되더라도 선거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 때문인지 의장도, 회장도, 출마한 후보들도 선거는 축제의 장이라고 강조하고, 당선자가 결정되면 수긍하고 힘을 보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선거는 의사협회장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치러진데다 여섯명의 후보가 출마했다는 점에서 의협 선거 축소판으로 비쳐졌다.

당일 한 후보가 정견 발표 도중 사퇴를 선언해 투표 시에는 육파전이 오파전으로 바뀌는 변수가 발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의사협회장 선거에 빗대는 인사가 많았다.

▽광주시의사회의 선택은 젊은 회장
투표에 앞서 여섯 명의 출마자에게는 각각 5분씩 정견 발표 시간이 주어졌다. 정견 발표는 기호 순으로 진행됐다.

후보자들의 기호는 1번 문응주 후보(77년 졸), 2번 구승룡 후보(79년 졸), 3번 유용상 후보(80년 졸), 4번 이상명 후보(79년 졸), 5번 정재훈 후보(81년 졸), 6번 최동석 후보(82년 졸)이다. 선거관리위원장은 앞번호가 연장자라고 소개했다.

1차 투표에서 1, 2위를 기록한 최동석 후보와 문응주 후보는 후보군 중 나이가 가장 적은 후보와 가장 많은 후보였다.

결선 진출자가 발표되자 보수색이 짙은 광주시의사회를 고려하면 문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결선 투표 결과 승리자는 최동석 후보였다. 최동석 후보는 문응주 후보를 12% 차로 누르고 제11대 광주시의사회장에 당선됐다.

한 인사는 선배들을 제치고, 막내가 당선됐다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동석 후보가 내세운 공약은 ▲회원과 집행부 간 소통 ▲회원 권익보호 앞장 ▲의료계 위상 제고였다.

의사회 한 관계자는 “의료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젊은 회장이 현안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표로 확인된 것이다.”고 분석했다.

▽1차 투표율 95%, 결선 투표 이탈률 3.5%
광주시의사회장 선거는 각 분회 대의원들에 의한 간선제로 치러졌다.

광주시의사회 전체 대의원은 150명이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은 모두 143명으로 95.33%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또, 결선 투표 참여자도 138명에 달했다.

이는 1차 투표 참여자 중 96.5%가 결선 투표에 참여한 수치로, 이탈률은 3.5%(5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대의원이 자신의 지지자가 1차투표에서 탈락한 이후에도 결선 투표에 참여해 다른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대의원들의 높은 참석률에 집행부는 고무됐고, 기뻐하는 표정이 겉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의사협회장 선거도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이 기대된다고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의사협회장 선거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광주시의사회 선거는 지역 선거로 이동이 편리하지만, 의사협회장 선거는 전국 선거여서 이동에 제약이 따른다.

게다가 광주시의사회 선거는 정기총회와 함께 치러져 오후 9시가 넘은 상황에 투표가 진행됐지만 의사협회장 선거는 일요일 오전 10시에 치러진다는 점도 다르다.

무엇보다 투표권자 수의 규모가 다르다. 따라서 전국 선거이면서 대의원 수가 열 배가 넘는 의사협회장 선거의 경우 광주시의사회 선거와는 다를 것으로 분석된다.

▽1차 투표와 결선투표 득표율 변화는?
1차 투표 결과 대의원 143명 중 최동석 후보는 56표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문응주 후보가 얻은 표는 52표였다.

최동석 후보의 득표율은 39.16%, 문응주 후보의 득표율은 36.36%였다.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2.8%에 불과했다.

이러한 근소한 차이 때문에 결선투표에서도 접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결선 투표 결과 대의원 138표 중 최동석 후보는 77표를 얻었고, 문응주 후보는 60표를 얻는데 그쳤다.

최동석 후보의 득표율은 55.80%, 문응주 후보의 득표율은 43.48%로, 두 후보간 득표율 격차는 약 12% 였다.

최동석 후보는 21표를 추가로 얻었고, 문응주 후보는 8표를 추가로 얻었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최동석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도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이다.

의사협회장 선거도 결선 투표 가능성을 예상하는 인사들이 많다. 또, 1차 투표와 결선 투표의 승자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1차 투표 1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에서도 최종 승리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1차 투표 1위는 충성도 높은 지지자가 많다는 걸 의미하고, 자신의 지지자가 1차 투표에서 탈락할 경우 사표 방지 심리로 인해 1차 투표 1위 후보에게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광주시의사회장 선거도 이러한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탁금 못 가져간 후보 4명, 의협 선거는?
총 투표자 143명 중 최동석 후보의 득표수 56표와 문응주 후보의 득표수 52표를 빼면 남는 표는 35표이다.

이 35표는 투표 직전 사퇴한 구승룡 후보를 제외하고, 유용상ㆍ이상명ㆍ정재훈 후보 등 세 후보가 얻은 표의 총합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각 후보들의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선거관리위원장이 유용상ㆍ이상명ㆍ정재훈 후보의 득표율은 모두 10%를 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득표율 10% 커트라인은 15표이다.

따라서 세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라 해도 14표 이하를 얻었을 것이므로, 세 후보는 모두 10여표 안팎의 표를 가져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표가 완료된 후 일부에서 대의원 150명 중 15표도 못얻을 거였으면서 선거에 나왔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걸 알았다면 모든 후보가 동문 선후배이니만큼 출마 포기를 통해 차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편, 의사협회장 선거에서도 어떤 후보가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인가가 하나의 볼거리이다.

의사협회장 선거의 경우 입후보자의 기탁금은 3,000만원이고, 광주시의사회처럼 10%의 득표율을 넘기지 못할 경우 돌려받지 못한다.

선거가 1차에서 끝날 경우 2~3명, 결선투표가 성사될 경우 1~2명의 후보가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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