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청률 40%의 인기를 얻고 있는 한 지상파 주말 드라마에서 신혼여행을 간 부부가 피임 때문에 다투는 장면이 방영됐다.

결혼하면 애는 생기기 마련이니 2세는 빠를수록 좋다는 신랑과 계획을 세워 임신하려면 우선은 피임을 해야 한다는 신부의 의견이 정면충돌하는 스토리로, 지상파 TV 화면에 콘돔 같은 피임기구가 비친데 대해 기분 나빴다 라는 시청자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인공임신중절 근절을 위해서는 피임이나 계획임신 등에 대해 매체를 통한 공론화 및 터 놓고 대화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많은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웹사이트 방문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인공임신중절을 근절하려면 단속보다는 실질적인 피임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반면 피임 정보는 대부분 인터넷이나 친구를 통해 얻고 있다는 점에서 피임 등의 주제가 아직도 간접적인 루트로 소통되고 있다.

지난해 대학축제기간에 ‘여성건강 상담부스’를 설치해 여대생들의 생리, 피임 등에 대해 무료 상담 봉사를 하고 있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성 담론에 대해 개방적인 대학생들조차도 피임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성을 의식하는 듯 보인다고 전한다.

여대에서 상담 부스를 운영하는 경우 피임과 생리 상담에 대한 여대생들의 호응이 높은 반면, 남녀공학에서는 상담 자체가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박지원 위원은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인한 인공 임신중절을 근절하고, 태아의 생명과 여성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피임을 남성에게만 미룰 것이 아니라 여성부터 피임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갖고 터 놓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한 2세를 얻으려는 계획임신을 위해서도, 성생활에서 피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 하며, 올바른 피임이 될 수 있도록 피임방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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