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공중보건의사는 전국적으로 3,000명에 이르지만 의사협회 내에서 정식직역협의회로 등록돼있지 않아 목소리를 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올해 3월 취임해 내년 2월까지 25대 집행부를 이끌 대한공보의협의회 기동훈 회장은 공보의 처우개선을 위한 법안마련과 정식직역협의회 등록을 통한 대의원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다음은 기동훈 회장과의 일문일답.

최미라 기자: 지난 6월 이낙연 의원이 공보의 제도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했다. 만족하나?

기동훈 회장: 공보의들의 목소리가 많이 담겨 법률안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현재 공보의들은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농특법)’에 따라 매년 지침을 발표하고, 이에 근거해 각 지자체가 공보의 제도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지침은 가장 하위법령이라 안전성이 떨어진다. 매년 행정부인 복지부에서 충분한 논의나 사전예고없이 바꿀 수 있어 법적 불안정성 해소를 위해 법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보의를 민간병원이나 협회에 배치해 공익 달성의 실효성 저조 논란이 있어 공보의의 인사ㆍ복무 관리 등을 보건복지부로 일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이 법안의 주요내용이다. 이외에도 현재 군인 수준의 보수 기준을 군의관 수준으로 조정하고, 복지부 소속 계약직 공무원으로 명시하는 등 처우개선의 내용도 담고 있다.

최미라 기자: 개원의들은 보건소가 주요업무인 예방사업 대신 진료에 몰두하는 것에 회의를 느낀다. 지자체장이 선심성 공약으로 보건지소를 지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동훈 회장: 지난해 충북 모 지역에서 도시 보건지소에 공보의를 배치하려다 대공협이 이슈화 시키고 지역의사회와 연계해 공보의 배치를 취소시킨 사례가 있다. 하지만 협회에 들어오지 않는 얘기 중에서도 도시 보건지소에 공보의들이 몇 명 배치돼있다고 한다. 그 부분은 복지부도 알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시정될 것이다. 진료 문제는 보건소와 보건지소가 지자체 소속이다보니 선심성으로 남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최미라 기자: 선택의원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뒤늦게 진입하는 젊은 개원의들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기동훈 회장: 대공협 차원에서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만으로도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일반 개원의나 전공의, 학생들과는 다른 수준의 입장 표명이다. 또, 공무원일 뿐 아니라 군역을 하는 입장이므로 예민하긴 하지만, 선택의원제는 정책 자체가 전혀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구조에 대한 개선이 이뤄질 수 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성명서를 발표했다. 특히 젊은 의사들에게 장벽을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공협 홈페이지를 통한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듯이, 젊은 의사들은 선택의원제에 대해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최미라 기자: 리베이트로 적발된 공보의들이 잊을만하면 적발된다. 쌍벌제 관련, 협회 차원에서 자체적인 정화시스템이나 윤리지침 마련 안하나?

기동훈 회장: 올해 직무교육때 처음으로 대공협 회장이 가서 공보의는 공무원이므로 리베이트를 받으면 뇌물죄로 형법상 처벌 받는다는 내용을 강연했다. 또, 각 추계 직무교육에서도 리베이트를 받았을 경우의 처벌사례 등에 대해 충분히 교육중이다. 특히 관례적으로 받아왔던 문제들을 개선중이고, 신규 공보의들을 대상으로 리베이트는 절대 안된다고 교육중이다. 올해 대의원총회에서는 윤리위원회 신설 등 통해 자체 제도적으로도 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최미라 기자: 의협 내 정식 직역협의회 등록을 추진중인데?

기동훈 회장: 정식 직역협의회로 등록되면 현재 대의원 숫자가 공직의협의회를 통한 1석에서 최소 3석으로 늘어난다. 대공협은 역사가 25년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현재 의협 정식 직역협의회로는 대한전공의협의회, 교수협의회, 공직의협의회 등이 있는데 공보의협의회는 없다. 공보의는 지역의사회에도 속하지 않는 오롯이 3,000명이기 때문에 정식 직역협의회 등록해서 대의원 숫자를 최소 3명 확보할 것이다. 사실 올해 대의원총회에 참석한 후 정식직역협의회 등록을 통해 대의원 숫자를 받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미라 기자: 대공협이 의과와 치과, 한의과로 분리됐다

기동훈 회장: 지난달 22일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회칙 개정을 통해 분리했다. 현재까지는 대한공보의협의회 밑에 의과, 치과, 한의과로 분리돼 있었는데, 형식상 아예 조직과 명칭을 분리한 것이다. 앞으로 의료계의 많은 현안들과 관련, 의과와 치과, 한의과는 각 직역별 특성이 있기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공협 안에 묶여 서로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조직이 분리되면서 해당 집행부에 따라 정책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미라 기자: 기존 의사단체에 바라는 점은?

기동훈 회장: 대전협 하나로는 젊은 의사단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대공협은 전국적으로 네트워크가 제대로 갖춰진 조직이며, 공보의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낼 수 있는 단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의사 단체들은 많을수록 좋으며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성향이 다른 의사단체들이 많아야 의사들의 목소리를 좀 더 많은 루트로 반영할 수 있고, 많은 의사들의 목소리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미라 기자: 그렇다면 전의총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기동훈 회장: 전의총은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지금도 반영하고 있지만, 좀 더 많이 반영해서 다양한 의사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 전의총 회원 중 공보의 비율이 큰데도 불구하고 공보의 이슈에 관해 언급하는 부분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공보의에 대한 이슈에 좀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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