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노연홍)는 제약바이오산업의 국내ㆍ외 주요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산업 보고서 ‘글로벌 이슈 파노라마’ 제5호를 30일 발간했다.

글로벌 이슈 파노라마는 제약바이오의 주요 현안을 분석해 제약바이오업계가 최적의 전략을 수립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 호에는 주요국이 의약품 부족에 대응하는 전략을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아목시실린 등 환자생명과 직결되는 해열제, 진통제, 항생제 및 필수의약품의 수요가 급증한 반면, 원료물질 및 생산능력 부족, 배송 지연 또는 무역 제한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타격 등으로 의약품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촉발된 공급망 위기와 더불어 저가정책에 기인한 제네릭 시장 축소, 품질 이슈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세계적으로 의약품 부족 상황이 지속됐다.

주요국은 의약품 공급 안정화를 위해 법안 발의, 행정명령, 보고서 발간, 국가 및 이해관계자간 협력 등 다각적으로 대응했다.

우리나라도 향후 미지의 감염병의 위협과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 시장의 변화 등 잠재적 의약품 부족 상황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 주요국의 의약품 공급 상황
미국의 경우, 보건시스템약사협회(ASHP, American Society of Health-System Pharmacists)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이래 부족한 의약품은 200개 이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항응고제, 간질치료제, 마취제, 진통제, 항생제 등 필수의약품을 포함한 부족 현상이 두드러졌다.

2023년 초 대표적인 항암제 시스플라틴과 대체 항암제인 카보플라틴의 부족과 더불어 항생제, 식염수, 일반의약품 및 처방의약품에 이르기까지 의약품 부족 건수가 ‘23년 2분기 309개로 최근 5년내 분기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경우, 코로나19 이전부터 의약품 부족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유럽 시장에서 시판된 제네릭 의약품 전체 품목의 평균 26%, 제네릭 의약품 중 항생제 33%, 항암제 4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 감염의 급증으로 항생제 수요 증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제조 지연 및 생산능력 부족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의약품 수급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 선진국 스위스도 이부프로펜, 파라세타몰과 같은 일반 진통제, 항생제 및 만성질환 치료제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2023년 3월 기준 최소 1,000개의 약품이 공급 중단됐다.

일본의 경우, 2023년 6월 기준 일본 의약품 전체 품목의 약 1/4에 해당하는 3,800품목 이상이 공급 정지나 출하 제한 상태로 의약품 부족이 심각하며 해당 품목 가운데 75%를 제네릭 의약품이 차지했다.

제네릭 의약품 사용비율이 약 80%까지 도달한 일본은 2020년말부터 여러 제조시설의 GMP 위반과 품질 문제로 초래된 제네릭 의약품 부족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의약품 공급 부족에 대한 대응
미국 정부는 여러 차례 법안 발의와 행정명령을 통해 주요 의약품의 자급도를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 정책을 제시하고,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 API 자국 생산 등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했다.

미 정부 의약품 공급망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 및 법안 발의
미 정부 의약품 공급망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 및 법안 발의

2020년 3월 코로나19 위기 대응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정보 수집 권한을 강화하고, 의료보건 시스템 운영 지원을 포함한 케어스 법안(CARES Act)이 입법ㆍ발효됐다.

2022년 9월 의약품 등 생명공학 분야 성과물의 자국내 제조·생산을 강화하는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 관련 약 20억 달러(2조 7,000억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제조업체는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했고, 정확한 분석을 위해 용어를 통일했다.

유럽은 2023년 1월 유럽의약품청(EMA)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은 의약품 공급 부족 
조정그룹(MSSG, Executive Steering Group on Shortages and Safety of Medicinal Products)을 통해 항생제 부족과 관련한 주요 공급업체와 협력해 제조 역량 확대를 합의하고 해당 국가에서 승인되지 않은 의약품의 예외 공급 허용 등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등 공동정책을 추진했다.

의약품 부족 목록 작성하고, 가격정책 개선을 추진했다.

일본의 경우, 올해 6월 후생노동성이 ‘2023년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을 발표하고 제네릭 지원을 위한 의약품 상환가격 조정 등 약가 시스템 평가, GMP 위반을 줄이기 위한 규제 강화, 필요시 원재료의 공동 조달 및 투명성 개선을 통한 탄력적인 공급망 구축 등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후생노동성은 의약품 공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와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2022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전담 위원회를 조직ㆍ운영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23년 3월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ㆍ지원 종합계획을 통해 필수의약품 적시 공급과 원료의약품 자급화를 위한 규제혁신 및 지원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공급 중단 또는 기허가가 없는 국가 필수의약품은 필요시 허가 절차를 개선하고 상한금액을 신속하게 인상하는 등 안정적 공급을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연도별 완제/원료의약품 국내 자급도 현황(단위 100만원, %)
연도별 완제/원료의약품 국내 자급도 현황(단위 100만원, %)

해외 수입의존도가 높은 의약품과 국가필수의약품중 원료의약품 등의 자급 향상을 위해 연구가 필요한 품목 분석 및 국산화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희귀ㆍ필수의약품센터는 국가필수의약품중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의 자급화를 목표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생산기술 개발 지원. 현재 5개 품목 및 개발기관이 선정돼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부족한 의약품 증산을 위해 2022년 12월 아세트아미노펜(650mg) 18개 품목의 약가를 인상했으며(상한금액 51원→70원), 최근 슈도에페드린 제제의 약가 인상 계획을 공지했다.

보건복지부 및 식약처는 의약품 부족 사태시 제약사에 부족한 제제의 증산을 요청하고 의약품 공급 확대 방안 마련 등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ㆍ운영 및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보고서는 ▲의약품 생산ㆍ개발 역량 강화를 통한 제약주권 확보 ▲의약품 공급 부족 대응을 위한 범정부적 협력 체계 구축 ▲원료의약품 자급화 방안 마련 ▲국가필수의약품 제도 개선 ▲제네릭 의약품 품질 강화 대책 수립 등의 대응방안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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