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상비의약품(이하 안전상비약) 접근성 향상을 위해 출범한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가 30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편의점 안전상비약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는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상비약 접근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자발적인 시민 모임으로, 안전상비약 편익에 공감하는 시민단체, 학부모단체 등 9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안전상비의약품 약국외 판매 제도(이하 안전상비약 제도)’는 약국 영업 외 시간에 국민들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응급상황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안전상비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약국 수가 적은 도서산간 등의 의료 인프라 열악 지역에서는 안전상비약 제도가 약국의 보완제로서 국민 편익 증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식조사를 진행한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국민은 약국이 영업하지 않는 심야시간에 열이 나거나 몸이 아프면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입해 병ㆍ의원 및 약국의 공백시간을 해결하고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안전상비약 제도는 단 한 번의 재정비도 없이 10년 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며, 국민의 의견을 고려한 품목 확대 및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8%가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입할 수 있어 이전보다 편리하다’고 응답했으며,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휴일, 심야시간 급하게 약이 필요해서(68.8%)’로 확인됐다.

편의점 안전상비약 구입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62.1%는 ‘품목 수가 부족해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10년째 답보상태인 안전상비약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확대 및 개선 방향은 새로운 효능군 추가(60.7%), 새로운 제형 추가(46.6%), 기존 제품 변경ㆍ추가(33.6%) 순이었다.

이어 발표를 맡은 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이주열 교수는 “인식조사에 따르면 편의점 안전상비약에 대한 인지율, 이용 경험, 이용 의향 모두 높았고, 특히 국민들이 약국 영업 외 시간을 중심으로 제도를 이용하고 있어 당초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게 잘 정착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라며, “그럼에도 이용자의 41.3%는 필요한 의약품을 충분히 구입하지 못하고 있어,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시에는 국민의 선호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주열 교수는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건강관리의 핵심 방향인 자기건강관리(self-care)와 적극적 건강관리(positive care)의 측면에서 안전상비약 제도를 적절한 보건정책으로 평가했다.

또한 안전상비약은 소비자의 자가투약이 승인된 품목인 만큼 소비자가 적절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며,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의 확대는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건강관리 의사결정 범위를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는 10년 간의 데이터가 쌓인 현 시점에서 약사법에 따른 품목 확대와 관리체계가 재정비된다면, 국민의 편익 향상과 더불어 불필요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012년 7월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한 13개 품목을 발표하며 제도 시행 6개월 후 중간 점검, 시행 1년 후 품목을 재조정키로 했지만 10년이 경과된 지금까지 점검 및 품목 조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약사법에서는 안전상비의약품을 20개 품목 이내의 범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법률 신설 당시 결정된 13개 품목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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