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정맥학회 등 6개 학회가 최근 발표한 하지정맥류 진단 가이드라인에 대해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회장 김승진)는 3일 입장문을 내고, 6개 학회가 현장의 주 당사자인 심장혈관외과 개원의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가이드라인을 냈다며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가이드라인 내용이 교과서 내용과 상충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앞서 대한혈관외과학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정맥학회, 대한외과초음파학회, 대한인터벤션영상의학회 등 6개 학회는 2일 ‘하지정맥류 진단을 위한 근거중심 초음파 검사법’을 발표했다.

하지정맥류 진단 방법과 술기의 기준이 주 내용으로, 대한정맥학회 학술위원회에서 초안을 만들고 유관학회의 검수 및 보완을 통해 만들어졌다.

대한정맥학회는 하지의 표재정맥 초음파검사 기준을 오랫동안 제시해 온 미국의 유관학회들의 지침을 주로 참조하고, 미국과 유럽의 최신 하지정맥류 진료지침도 참조했다고 밝혔다.

대한정맥회장 이성호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사회적 비용 등이 문제가 되고 있어 초음파에 의한 정확한 진단 기준의 정립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진단 안내서를 발간했다.”라고 밝혔다.

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는 안내서가 제시하는 것은 포지티브 리스트라며, 가이드라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경우, 문제의 쟁점이 돼 의료공급자, 수급자, 기타 관계인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안내서대로 시행할 경우, 교과서대로 시행한 병원이 피해를 볼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먼저, 안내서 항목 3-2는 ‘환자가 서 있는 자세에서 측정을 하고, 발살비법(Valsalva Maneuver)을 쓰거나 원위부 정맥 역류를 유발하기 위해 손이나 압박띠로 압학하는 방법(Distal Augmentation)을 사용한다. 단, 환자가 서있는 자세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앉거나 ‘Reverse Trendelenburg’ 자세에서 측정할 수 있다.’라고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현장 상황을 반영할 없다고 꼬집었다.

의사회는 “현장에서 검사를 진행중에는 얘기치 않은 상황에 발생한다. 기립성 저혈압 환자의 경우 검사도중 쓰러져 크게 다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띠를 하고 침대를 60도 이상 세워서 검사를 한다.”라며, “안내서에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환자가 서있는 방법이 환자에게 더 안전하다. 이런 방법으로 검사를 할 경우 문제화하고 방법이 잘못됐다고 하면 어떤 방법으로 책임질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안내서 항목 5-4는 ‘가급적 증강파형이 가로축의 아래로, 역행성 혈류파형이 가로축의 위에 위치하도록 측정하고 기록한다’라고 제시하고 있는데 교과서 ‘정맥질환의 진단과 치료(p89)’에서는 증강파형이 가로축의 위로, 역행성 혈류 파형이 가로축의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안내서는 교과서와 역으로 제시하고 있다.”라며, “교과서대로 시행하고 있는 병원의 경우에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승진 회장은 “문제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정맥학회가 앞장서 발표한 초음파 검사법은 의도가 의심스럽다.”라며, “정맥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비용이 문제가 되고 있어 마련한 가이드라고 하지만 내포한 의미는 보험사의 보험금지급과 관련된 비용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하지정맥류질환에 대한 당사자는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는 주치의와 환자이다. 의사는 환자를 정확하게 진단ㆍ치료하고, 환자는 정확한 진단과 비용에 대한 부담없이 치료를 받는다면 가장 좋다.”라며, “그런데 비용과 무관한 대한정맥학회에서 병원과 보험사간의 문제를 부추기거나 심화시킬 있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은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주 당사자인 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와 어떠한 논의도 없이 발표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학회는 학문 연구의 중립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며 진료와 비용관리 문제까지 넘어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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