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가 최근 환자의 시술 장면이 담긴 영상이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시행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3월 6일 서울 강남 소재의 한 성형외과에서 환자의 시술 장면 등이 담긴 영상 정보가 인터넷에 불법 유출됐다.
병협은 “그동안 수술실 CCTV 설치의 부작용과 영상 유출 우려 등을 지적하며 설치 의무화에 반대했지만 국회는 환자안전을 이유로 입법화를 강행했다.”라며, “유출된 영상은 진료실과 탈의실에서 인터넷 프로토콜(IP)카메라를 통해 촬영됐다. 이는 유ㆍ무선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로 보안에 취약하다.”라고 우려했다.
병협은 “네트워크 전문가가 전무한 의료기관의 보안 취약성을 노린 악성 해커들의 표적이 된다.”라며, “폐쇄회로(CCTV) 카메라 영상이라 할지라도 일단 한 번 생성된 영상정보는 의료기관의 철저한 관리ㆍ감독에도 유출될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병협은 “향후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로 수술 장면의 영상이 유출될 경우 의료기관과 의료인, 국민 모두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 자명하다.”라며, “의료기관은 의료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관리ㆍ감독을 충실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종 수사와 소송에 휘말릴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병협은 “환자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한 의료인은 CCTV 촬영에 강제 포함돼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우려되고, 안전하게 진료 받을 권리가 있는 국민은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의료정보가 유출되어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라며,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은 영상 유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보안시스템까지 구축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은 지원 대상에서조차 제외시켰다.”라고 지적했다.
병협은 “현재 필수의료 핵심 인력인 수술의사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외과, 흉부외가,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분야에 젊은 의사들의 지원의지를 떨어뜨려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질 것이며 결국 국민건강을 위협하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병협은 “수술실 CCTV 설치ㆍ운영과 보안사고 등 관리에 대한 책임소재까지 경제적ㆍ법적 책임을 모두 의료기관이 부담하는 불합리한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시행을 전면 중단하고, 의료인과 환자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