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병원의 적자 중 적정 부분을 지원하는 새 지불방법인 사후보상 방식 시범사업을 준비중인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이 어린이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8일 원주본원에서 가진 보건의약전문기자단 브리핑에서 필수의료서비스의 새 지불제도 연구 성과를 소개하면서 어린이병원 사례를 강조했다.

이진용 소장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건강보험급여제도 설계 및 시행을 위해 혁신적인 연구와 사업을 수행했다.”라며, “현재 수가지불제도로는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대표적인 의료취약 영역인 어린이병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관단위 지원방안을 포괄하는 묶음 지불제도를 설계하고 제도화를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국내 어린이진료센터는 10곳으로, 이중 9곳이 적자다. 이들의 적자 총액은 1,000억원 정도다.

어린이병원의 만성적자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병원의 적자를 성과에 기반해 보상하는 방식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돼 내년 시범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135억원이 적자인 서울대어린이병원이 이 사업에 참여하면 적자는 보전되고 이후 추가 발생하는 적자는 심사를 통해 보상된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0년 1.23%에서 2020년 0.84로 급격히 하락해 지난 10년간 신생아 출산인구는 345만명이 감소했다.”라며, “아동인구의 감소는 어린이병원에 대한 투자 감소로 이어졌고, 어린이질병 치료의 특성상 필수적으로 많은 자원 투입이 전제됨에 따라, 어린이병원 지속적인 만성 적자를 호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건정심에서 통과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은 기존 개별수가 보상방식에서 벗어나 어린이병원의 총 적자 중 적정 부분을 지원하는 새로운 지불방법인 ‘사후보상 방식’의 지불제도다.”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현재 어린이병원의 회계ㆍ원가ㆍ의료의 질 자료를 분석해 사후보상 지원금의 규모를 결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 중이며, 2023년에는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4년부터는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결혼이 늦어지고 여성의 출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예전같으면 자연 도태될 아이도 살려낸다. 어린이병원 문제는 출산율이 낮아져서 모든 사람이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라며, “아이가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취지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제대로 케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희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어린이전문병원을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지난 정부가 보장성을 옆으로 펼쳤다면 현 정부는 방만하게 운영하기 보다 선택과 집중으로 방향을 잡았다.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맡게 집중한다면 개인적으로 어린이에 초점을 맞추겠다.”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어린이병원에 중점 지원하고, 어린이 치과도 지원할 만 하다. 일부에서 어린이 주치의제 도입도 주장하는데, 어린이에 대한 지원은 비용 대비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어린이병원 지원이 적자보전 수준으로 끝나선 안 된다. 적자보전은 1단계일 뿐, 하버드가 운영하는 보스턴아동병원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스턴아동병원의 매출이 4조라고 한다. 매출을 따라가야 한다는게 아니라, 어린이질환에 대한 핵심연구기능이 있어야 하고, 교수ㆍ연구인력이 많아야 하며, 의사들이 진료 스트레스를 받아선 안 된다. 결정적으로 희귀난치성질환을 볼 수 있는 의사가 많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소장은 심사평가연구소의 연구방향으로 ▲응급실과 중환자실 관련 필수의료 보상체계 개편 ▲공공과 민간의 역할 재분배 ▲건강보험제도 검토 및 재설계 등을 제시했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