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이 코로나19 환자의 재택치료에 참여하면서 향후 또 다른 감염병 상황에서의 동네의원 역할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서울시의사회와 구의사회의 존재 의미가 부각됐다. 회원 간 동료애가 향상됐다.”

“보건소와의 협업을 통해 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 향후 지역사회 돌범사업 등 커뮤니티 케어에 민ㆍ관 협력이 수월할 것이다.”

서울시의사회는 14일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백서 발간식을 개최하고, 의원급 재택치료 모델의 운영성과를 짚었다. 이 자리에는 참여 의사들이 서울형 모델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전했다.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 후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일일 확진자가 폭증하자 서울시의사회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재택치료 서울형 모델을 제안했다.

이 모델은 24시간 당직모델과 지원센터 협력모델로 나뉜다.

24시간 당직모델은 다수 의원급 의료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간에 환자를 보고 심야 환자는 당번제로 맡는 방안(1형)이고, 센터 협업모델은 1개소 의료기관이 주간에 환자를 맡고 야간에는 서울시 재택치료 센터에서 관리하는 방안(2형)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저녁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재택치료환자 진료상담 및 응급상황에 대응하고, 구의사회 재택치료 운영단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이 서울형 모델은 지자체와 행정 관련 사항을 매듭짓지 못해 지연되다가 올해 1월 21일 구로구의사회에서 처음 시작됐고, 7월 6일 현재 13개구 171개 의료리관이 참여하고 있다.

재택의료 서울형 모니터링 결과, 노원구가 18만 4,086명, 중랑구 5만 8,494명, 구로구 4만 206명, 강북구 3만 9,810명, 서초구 3만 9,414명 순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했다.

서울시의사회가 5월 12일부터 6월 23일까지 6주간 참여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재택의료 서울형이 코로나19 극복과 국민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22명중 98%에 달하는 120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재택치료 전과 후 전화진료 등 원격의료에 대한 관점이 변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122명중 52%인 63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보건소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122명 중 81.9%인 100명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답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초기에 지자체의 비협조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구의사회장단과 보건소장들의 노력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서울형의 성공으로 코로나19에 있어서도 의원급의 역량을 과시할 수 있게 돼 전국적인 동네의원의 신속항원검사와 전화상담 처방, 그리고 대면진료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형에 참여한 의사들의 동료애가 높아졌고, 국무총리의 서울시의사회 방문까지 이뤄져 서울시의사회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라며, “코로나와의 싸움에 역할을 하게 됐고, 보건소에 대한 인식변화가 이뤄졌으며, 구의사회와 서울시의사회의 역할과 존재의미를 느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의원급 재택치료 모형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호평했다.
한동우 구로구의사회장은 “2차 병원은 재택치료는 간호사가 모니터링하지만 의원급 재택치료는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전화해 돌보기 때문에 환자들의 반응이 좋았고 만족도도 높았다. 참여 1주일만에 보건소로부터 참여기관을 추가로 모집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라고 자랑했다.

그는 “코로나가 재유행 된다면 재택치료 서울형 경험을 바탕으로 보건당국과 좀 더 세밀한 협력을 통해 1차 의료기관이 국민의 건강권 수호에 앞장서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종환 종로구의사회장은 “박명하 회장이 처음 제안했을 때는 반신반의했지만 막상 시작한 후 별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됐다. 특히, 독거노인, 기초수급 환자들, 아무도 돌보지 않던 혼자계신 분들을 재택치료로 도움드렸더니 고마워하고 감사해 했다. 큰 보람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양대원 마포구의사회장은 “비교적 늦은 3월 중순 참여했다. 인력 여유가 있는 의원위주로 참여하다보니 참여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야간에 증상이 악화된 환자들이 입원하는데 도움을 줬다. 보건소에서도 감사해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쓴소리도 나왔다.

서울시 재택치료 지원센터를 지휘한 이세라 센터장은 “처음 서울형을 시작할 때 행정기관에서 1차 의료기관에 너무 많은 기준을 요구했다.”라며, “정확한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른 행정처리가 어려워 논의과정이 지루하게 이어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청과 보건복지부 질병청까지 약 2개월 가량 협의가 이어졌다. 향후에는 공공과 민간의료의 협력관계를 사전에 구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문숙 노원구의사화장은 “의원급 재택치료 서울형은 주민의 안전을 24시간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상당한 성과를 환자가 줄고 소강상태였을때 서울형이 전국형으로 확대되고 준비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뜬금없이 호흡기 전담센터가 모든 걸 전담하게 됐다. 현재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매우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일선에서 현장을 담당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 서울형이 중단될 게 아니라 시스템을 재정립하고 전국 단위로 확대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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