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은 의료서비스의 직접적인 제공 주체라는 측면에서 폐업의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에 의료시설이 부족하면 환자의 접근성을 저해해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의료기관의 폐업은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병원ㆍ의원ㆍ치과의원은 어떤 요인으로 폐업을 선택할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책연구실 근거기반연구부 박영택 부연구위원은 심평원 학술지 ‘HIRA Research’ 최신호에 병원ㆍ의원ㆍ치과의원의 폐업 요인을 발표했다.

박 위원은 폐업과 관련있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5만 2,809개의 의료기관을 분석해 포함했다. 이중 폐업기관으로 분석에 포함시킨 대상은 병원 93개소, 의원 1,105개소, 치과의원 446개소이다.

박 위원에 따르면, 병원의 경우 소재지역, 운영기간, CTㆍMRI 보유, 전체 간호인력 중 간호사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폐업과 관련이 있었다.

의원의 경우는 운영기간, 설립 구분, 전문의 비율, 지역 내 의료기관 수가 폐업과 관련이 있었다.

치과의원의 경우는 치과전문의 비율, 간호사와 위생사 비율, 지역 내 치과의원의 수가 폐업과 관련성이 있었다

병ㆍ의원의 폐업과 해당 기관의 기술적 요인이 관련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CT와 MRI 수를 분석한 결과, 병원의 경우 CT와 MRI 수는 병원 폐업과 관련이 있었으며, 해당 장비의 수가 적을수록 폐업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의원에서는 CT와 MRI수가 의원의 폐업과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의료기관의 조직요인과 폐업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전문의 비율과 간호사 비율을 확인한 결과, 의원의 경우 전문의와 간호사의 비율이 낮을수록 폐업할 가능성이 높았다.

치과도, 치과전문의와 간호사, 치과위생사 비율이 낮을수록 폐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전문의 비율과 간호사 비율은 폐업과 관련성이 없었다.

의료기관의 인구학적 환경요인은 병원과 의원 모두 폐업에 영향을 미쳤다.

병원의 경우, 경쟁적 환경일수록 폐업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의원의 경우도 경쟁적인 시장에 위치할수록 폐업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의원급에서는 지역의 인구수 증가율과 폐업이 양의 상관성을 보였다.

박 위원은 “병원의 폐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고가장비뿐만 아니라 지리적, 정책적, 조직 구조적 요인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날 수 있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CT나 MRI와 같은 고가장비를 운영하는 기관이 많지 않아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은 것일 수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의료기관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개설하는 경우, 순수 폐업으로 볼 수 없지만 구분하지 못해 폐업 대상에 포함했고, 많은 의료기관이 활용하는 SNS 홍보와 폐업과의 관계를 분석하지 않아 연구의 한계가 있다.”라면서도, “심평원 근무자가 내부 자료를 이용해 폐업에 미치는 주요 요인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외부 연구진ㆍ의료인에게 적절하게 제공함으로써, 폐업을 예방하고 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의료이용과 의료자원의 불균형 예방, 균형 있는 의료자원의 공급을 유인함으로써 효율적인 의료자원의 유지, 발전을 유도할 수 있고, 병원의 도산을 예측해 관련 정보를 잠재적 의료인에게 제공함으로써 자원의 낭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로써,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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