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국에서 의사 대표자 100여명이 서울시의사회관 강당에 속속 모였다.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간호법 규탄 전국의사 대표자 궐기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행사가 시작되자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간호단독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되면 총궐기에 나서겠다며 의지도 다졌다.

단상에 선 대표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강력한 투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궐기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투쟁에 대한 의지와 결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광래 시도의사협의회장이 연대사를 할 때나, 김동석 개원의협의회장이 연대사를 할 때도 단상 아래 첨석자들은 관심이 없어 보였다.

적지 않은 참석자가 연사는 외면한 채 서로 인사를 나누거나 대화하기 바빴다. 삼삼오오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인사들과, 무대를 배경으로 돌아서서 셀카를 찍는 인사도 눈에 띄었다.

대회장이 산만하자 사회자가 마이크에 대고 연사에 주목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회자는 분위기가 바뀌기 않자, 단상 아래로 내려와 장내를 돌며 정면을 봐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이필수 집행부가 회원들을 병원 문을 닫고 거리로 나서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회원들도 임기 내내 대정부 투쟁 기조를 이어간 전임 집행부로 인해 강경 투쟁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회원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야 할 대표자들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번 궐기대회처럼 행사의 목적이 뚜렷하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대표자들의 준비되지 않은 자세로 인해, 기껏 마련한 자리가 급조한 요식행위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궐기대회였다. 궐기대회는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힘차게 일어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단상에서 사회자 등 일부 인사가 목청을 높이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이날 행사에는 이필수 집행부 출범 후 1년 만에 가장 많은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다.

대표자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만큼이나 자신들의 의사를 말과 행동으로 잘 전달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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