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6일 수술실내 CCTV 설치ㆍ운영 의무화법안 검토 및 의사인식 조사결과’를 담은 정책현안 분석 책자를 발간했다.

정책현안분석에서는 2021년 8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수술실 내 CCTV 설치ㆍ운영 의무화 법안의 내용을 분석하고, 하위법령 마련 시 검토돼야 할 사항을 제언했다.

수술실 내 CCTV 설치ㆍ운영 의무화 법안에 따라, 전신마취 등 의식이 없는 상태의 환자를 수술하는 의료기관은 2023년 9월 25일까지 수술실 내 CCTV 설치 및 운영을 의무화해야 한다.

특히, 의료인의 동의없이 환자와 환자 보호자의 요청만으로 수술 장면을 촬영해야 한다.

이 법 개정은 대리수술 등 사회적 논란이 된 일련의 사건이 촉발제가 됐고, 일부 의료기관에서 비롯된 일탈행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의료법 개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개정된 의료법은 합리적 법제 설계를 위한 논의와 그에 따른 세부 규정을 하위법령으로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주체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법률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정책방안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개정된 의료법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법제가 설계될 수 있도록 CCTV 설치 기준, 촬영 범위, 운영방안, 촬영 요청 절차, 촬영 요건, 처벌 기준 등을 검토했다.

연구진은 하위법령 논의 시 고려돼야 할 사안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수술실 내 CCTV 촬영 요건과 관련해, 요청권한은 요청권한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인 환자만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수술 전 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보호자의 촬영요청권한이 인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술실 내 CCTV 촬영 거부 정당화사유와 관련해선, 의료인의 동의 없이 촬영이 개시됨에 따라 정당화 사유규정이 없었다면 이 법은 위헌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정당화 사유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수술실 내 CCTV 설치 기준과 관련해선,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수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보주체의 기본권 침해 최소를 위해 CCTV 설치 위치, 화질, 수술실 당 설치 대수, 촬영 방법 등에 관한 기준은 침해 최소화 원칙에 따라 마련되어야 함을 제안했다.

영상정보 보안의무(안전 조치)와 관련해선, 의료기관장 및 관리자가 안전성 확보 조치 의무를 이행한 경우 입증 책임 부담을 완화해야 하고,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한 의료기관에 법적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제시했다.

또, 의료기관의 안전조치에도 영상이 유출될 경우 의료기관과 환자 간 분쟁으로 발생할 사회적 손실과 환자 피해에 대한 정부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상정보의 열람 제공 범위와 관련해서는, 정보주체는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 여부와 더불어 동의 범위 등을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가 보장되므로(개인정보보호법제4조 제2호), 의료기관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수술에 참여한 모든 의료인의 동의에 따라 영상정보를 제공해야 함을 제안했다.

이 밖에 고려돼야 할 사안으로, ▲CCTV 설치비용뿐만 아니라 유지비용 지원에 관한 논의 ▲촬영 영상 증거자료 활용에 따라 의료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의료분쟁 해결에 대한 논의 ▲전공의 수련 교육 환경 보장, 외과기피 현상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안과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정보주체의 동의 여부에 관계없이 수술 장면 촬영을 의무화하는 것은 의사를 비롯한 모든 보건의료인의 인권, 인격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일부의 비도덕적ㆍ비윤리적 일탈행위로 촉발된 의료계에 대한 왜곡이 전 세계 유일한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의결로 이어진 데 대해 안타깝다.”라며, “개정된 의료법은 위헌 소지가 있으므로 이후 마련될 하위법령 마련 시 정보주체의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 될 수 있는 방안으로 법제가 설계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2년의 유예기간 동안 동 법안이 지닌 문제점과 역기능이 제대로 파악되고 진단돼 수술실 내 CCTV 설치ㆍ운영 강제화가 아닌 다른 대안적 조치 등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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