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리필제 관련법안을 발의한 김영진 의원(민주당)의 홈페이지가 의사와 약사들의 난상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앞서 김영진 의원은 지난 2일 고혈압이나 당뇨환자 등 만성질환자들이 처방전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처방전리필제’를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공동발의한 10인 중 1인이 발의를 철회해 하루만에 법안철회가 됐으며, 김 의원실은 요건충족 후 재발의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발의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현재까지도 처방전 리필제를 반대하는 여론과 찬성하는 여론이 몰려 격론을 벌이고 있다.

김영진 의원 홈페이지 내 정책제안 코너에는 처방전리필제 관련글들이 다수 올라와있다
김영진 의원 홈페이지 내 정책제안 코너에는 처방전리필제 관련글들이 다수 올라와있다

먼저 반대의견 대부분은 처방전 리필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장기적으로 타가는 혈압약이 안전해보이더라도 의사들이 환자 반응 등을 면밀히 살펴 처방하는 것인데, 리필제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지적이다.

또, 리필제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원내조제나 선택분업을 함께 주장했으며, 약사들의 로비에 의한 입법이라는 의혹제기도 다수 있었다.

글쓴이 ‘경기 공보’는 “약사회에서 처방전 리필제를 주장하지만 위험천만한 일이다”며, “혈압약에 의해 서맥이나 안면홍조, 빈맥 뿐만 아니라 심장 전도 장애같은 무서운 부작용이 있어 의사의 판단과 관찰 없이는 이와 같은 부작용에 대처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말 국민 편의와 건강을 생각한다면 의사의 면밀한 관찰과 환자의 편의 모두를 얻을 수 있는 원내조제를 입법 발의하라”고 주문했다.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같은 처방전이 물론 많지만 수개월 동안 처방이 같더라도 이후에는 처방이 미묘하게 조절된다”면서, “6개월간 같은 약이더라도 그 이후에는 다시 약이 조절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약사들이 보기에는 6개월간 같은 약이어서 그냥 처방전 복사만 하는 것으로 보이나 보다”고 꼬집었다.

이 네티즌은 “간호사들이 혈당재고 고지혈 검사하고 환자식사 확인하고, 원장이 혈압재고 혈당보고 하는 것들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일선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사들의 구체적인 문제제기와 우려가 이어졌다.

글쓴이 ‘Kim’은 “만성질환은 그 상태 그대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하고 혈관과 눈, 신장 등의 기능에 영향을 주어 이차적인 문제를 만든다”며, “최근에 진단된 환자, 오랫동안 안정된 환자, 상태가 나빠지고 있는 환자에 따라 의사들이 보고 있는 것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글쓴이 ‘약남용’은 “장기적인 약물복용으로 인한 합병증이나 질환의 악화를 조기에 발견하려면 특히 만성질환일수록 추적관찰이 중요하다”며, “처방전 리필제는 약물 오남용 뿐 아니라 결국 환자들은 병을 더 키우게 되고 국민건강을 악화시킬 것이다”고 경고했다.

‘약사대변인’은 “당뇨환자는 지속적으로 당을 조정해야 하는데 수개월 전 혹은 수년 전 처방받은 치료제로 계속 조제하다가는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거나 콩팥이 망가져 이식수술을 할 수도 있으며, 혈관이 막혀 발가락이나 발목을 잘라내야 할 수도 있다”고 일갈했다.

또, 혈압환자가 혈약을 제대로 조정받지 못해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뇌출혈을 일으켜 사망하거나 불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글쓴이 ‘lapluie’도 “어떤 만성질환이든 장기적으로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복해 같은 약을 처방 받을 수 있지만 약을 바꿀 시기를 놓칠 경우 이런 장기간의 노력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된다”며, “대리처방도 불법인 시점에서 리필은 어불성설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몸이 괜찮다고 느껴진다고 해서 괜찮은 것이 아닌게 만성병의 특징이다”며, “100번 같은 약을 처방받았다고 101번째가 같은 약이라는 것은 아무도 알 수 없으며, 당시 환자의 상태만이 결정해주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국민불편 해소를 앞장세우며 처방전리필제 도입을 지지했다.

글쓴이 ‘달밤에’는 “휴가철에도 약이 딱 떨어질 때가 있는데 약국 가서 만성질환 복용약인데 며칠만 달라고 사정해도 약을 받을 수가 없다”며, “처방전 리필제는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선인장’은 “병원이 바쁘거나 보호자가 와도 간호사가 별 말 없이 (처방전을) 끊어준다”면서, “무조건 리필하는게 아니라 처방의사가 리필의 횟수와 가능 여부를 판단해서 시행하는 건데 뭐가 그렇게 위험하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글쓴이 ‘손효석’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은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면 대게 항상 같은 약으로 처방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며, “게다가 종합병원에서는 3개월~6개월씩도 처방을 내는 상황에서 경증으로 일반 개인병원에 가는 환자에게도 매달 병원에 와 비싼 처방진료비를 내게 한다면 보험재정 낭비는 물론 환자에게도 경제적 시간적 낭비와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의약계의 첨예한 입장대립 가운데 처방전리필제 법안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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