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치권에 건넨 보건의료정책 제안서를 보면, 정책을 제안했다기보다는 규제를 풀어달라는 현안을 제안했더라. 이런 식이면 전혀 반영 안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1일 의협 출입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고, 보건의료 시스템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거시적인 정책을 정치권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8월 보건의료정책제안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

내년 3월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나서는 각 당 후보들에게 정책제안서를 건네기 위한 것으로, 시도의사회와 의학회 등 산하단체와 일반 회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접수받았다.

연구소는 동시에 ‘국민과 함께하는 보건의료정책 챌린지’도 진행했다. 보건의료정책 과제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이벤트였다.

연구소는 회원, 국민의 의견을 종합해 보건의료정책제안서를 만들고 있다. 현재 초안이 완성된 상태로, 의협 집행부 토의를 거쳐 다음주 상임이사회에서 공식 제안서로 의결할 예정이다.

이미 의협은 최근 의협회관을 방문한 국민의힘 최재형 예비후보와 원희룡 예비후보에게 정책제안서 초안을 건넸다.

우봉식 소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정치권에 제안한 정책제안서 내용을 보면 단편적인 내용으로 구성됐다. 제안서가 기본적으로 담고자 하는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규제를 풀어달라는 제안이었다. 정책 제안이라기 보다 현안 느낌이 많았다.”라고 지적했다.

우 소장은 “정책은 거시적인 보건의료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담론을 던져야 한다. 현장에서 뛰는 집행부 중심으로 제안서를 만들다보면 현안 해결을 위한 제안처럼 비쳐진다.”라며 연구소의 역할을 강조했다.

우 소장은 “정책은 수립되고 시행됐을 때 보건의료 시스템에 얼마나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관점으로 제안하는 것이다. 연구소에서 과거와 달리 처음 해보는 것이다. 이번에 해놓으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시의적절하게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정책제안서에 대해 우 소장은 과거와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 소장은 “이번 정책제안서는 사상 최초로 회원 및 국민의 의견 수렴과 의협 상임진,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한 두 차례의 토론회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작성된 제안이다. 추후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13만 회원의 대표기관인 의사협회의 공식 의견으로 확정되고 정책 추진의 힘을 갖게 된다. 절차적 정당성을 갖게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정책제안서가 협회 직원들이 의사의 관점으로 작성한 내용을 중심으로 수용성이 떨어지는 현안 위주의 정책 제안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면 이번 정책제안서에는 각 후보 진영의 관점에서 국가나 사회의 관점에서 좀 더 수용성이 높은 국민의 실생활과 연관이 있는 실질적인 제안들로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정책제안서를 만들어도 각 당에 전달하는 과정이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빈약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 정책제안서는 여야의 대선 후보자들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각당 중진 등에게 직접 브리핑하는 과정을 통해 좀 더 강력한 정책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 소장은 매니페스토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매니패스토운동은 유권자가 공약의 내용과 실현 가능성을 보고 투표하고, 당선자도 그 공약을 반드시 이행하도록 감시ㆍ독려하는 정치개혁 운동이다. 

우 소장은 “선거공약 문제가 공직선거관리법에 공약을 만들 수 있는 근거가 있다. 문제는 예산을 수반하지 않아 ‘빌 공(空)자 ’공약(空約)이 된다. 그동안 검증해 본 적이 없다.”라며,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겠다. 해외사례나 국내 다른 선거에서의 매니페스토 방법을 개발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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