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압박감을 받았다.”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의원유형 수가협상단장을 맡게 된 김동석 개원의협의회장이 이필수 의협회장으로부터 단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수가협상은 잘해도 환영받지 못하는 독이 든 성배라고 말하는 김동석 단장. 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이 김 단장을 만나 수가협상에 임하는 자세와 협상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2022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단장이 됐다. 수가협상을 대개협이 맡게 된 것에 대한 의의를 설명해 달라.

-병원의 수가협상은 병협,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의협이 함으로써 국민에게 의협은 전체 의사를 대표하지 못하고 의원을 대표하는 단체로 인식이 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이해 당사자이고 절실함을 대변할 수 있는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맡게 되는 것이 타당하며 의협은 병원과 의원을 아우르는 의료계의 대표 단체로써 자리매김 해야한다.

한편으로는 의협을 대신하는 수가협상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추무진 집행부와 최대집 집행부에서의 수가협상에 대해 평가해 달라.

-2016년 추무진 집행부에서 수가협상단 위원으로 참여했다. 추무진 회장이 2017년 수가협상단에 다시 위촉하겠다는 제안했지만 거부했다.

이유는 2016년 수가협상 때 건보공단의 행태에 너무 실망하고 협상과정에서 모멸감까지 느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재정이 12조 흑자이고 여러 가지 자료로 협상에 임했지만 의원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면서도 각 직역별로 이전투구 하게 하는 것이 수가협상이다.

가장 모멸감이 들었을 때는 수가협상을 마무리할 때쯤 건보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험회로 넘어가고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 이하로 받는 패널티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협상이 아니다.

당시 수가협상이 끝난 후, 추무진 회장에게 이런 방식의 수가협상은 의미가 없으니 공급자 단체에서 수가협상 거부를 결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현재의 수가협상 구조에서는 의협 전임 집행부의 수가협상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 무의미하다.

재정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추가소요재정을 각 직역이 나눠야 하고, 각 직역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면 협상이 결렬됐다는 이유로 패널티를 받는 형태가 돼 있어 협상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대집 집행부는 3년 연속 도장을 찍지 못했다. 부담감이 클 텐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2008년부터 유형별 수가협상을 14회 했다. 의협은 6회 체결이 되고 8회 결렬됐다. 이런 협상이 정상적인 협상이라고 할 수 있나? 의원을 대표하는 개원의협의회가 협상에 임하므로 더 적극적으로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충분한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며 최선을 다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도 어렵지만 의원의 어려움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환자 감소 등으로 인해 의원급에서 건보재정 사용이나 비급여 수입이 줄었으므로 수가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

2021년도 수가협상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주지 않았다. 특히 의원 경영을 위해 병원에 비해 재난 관련한 지원이 부족했고, 인건비 등 운영을 위한 부채가 늘어난 상황이다.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한 의원의 감염관리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향후에도 감염성 질환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감염 관리에 철저히 하기 위한 기본 진찰료에 포함한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하겠다.

추가소요재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 무의미한 공방이 이어질 수 있고 뜬구름을 잡는 모습이어서 추가수요재정의 사전 공개나 협상 최종일의 협상 직전에 미리 공개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SGR(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 근거 방식에서 의원유형의 수가 인상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소개해 달라. 또, 현 수가결정구조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수가결정구조는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SGR 모형의 문제점은 이미 노출이 됐고 대체를 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 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2015년 영구 폐기를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 모형을 대체할 방법이 없어서 수가협상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도 사실이다.

저는 어떤 모형을 사용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원가 이하의 수가를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가 이하 수가인 상황에서 목표진료비와 실제진료비의 차이를 가지고 가감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보장성 강화도 좋지만 수가를 정상화 해줄 것을 주장하겠다.

그동안 흑자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환자 감소로 인한 건보공단의 재정여유를 이번 기회에 수가 정상화에 전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매년 이런 수가협상으로 수가를 결정하는 것은 현행수가가 최소 원가 이상은 된 후에야 논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행 SGR모형에서는 전전년도대비 전년도의 진료비 증가율이 유형별(공급자단체별) 인상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단에서 각 공급자단체에 법과제도(보장성강화 등)로 인한 진료비인상분을 제외한 ‘순수 진료비 증가’ 자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타 유형대비 의원급의 순수 진료비 증가는 어떻게 나왔나?

-의원급의 법과 제도를 제외한 실질행위진료비(기본진료료+진료행위료) 증가율은 –1.47%로 나왔다.

병원은 0.12%, 치과는 –1.10%, 한방은 –4.71%, 약국은 –7.67% 이었다. 의원급 순수 진료비가 한방, 약국 유형보다 증가했다는 것은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한 착시라고 생각한다.

실제 결과에서도 0.12% 순증가한 병원이나 -1.10%인 치과 유형보다 더 크게 감소한 -1.47%로 확인된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건비, 감염 관리비 등 운영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인원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순수 진료비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가 됐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병원협회에서는 의원-병원 수가 역전현상을 지적하고 있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의원급의 환산지수가 2021년에는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동일 행위에 대해 의원이 병원보다 수가를 많이 받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은 환산지수가 좀 낮더라도 십수년간 종별가산을 통해 동일 행위에 대해 의원급보다 높은 수가를 적용받아 왔다.

종별가산율 차이라는 제도를 통해 높은 수가를 받을 때는 조용히 있다가, 이제 종별가산을 해도 역전현상이 올 수 있는 시기가 오니 단일환산지수 논리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일본 같은 경우는 같은 진찰료 등에서 오히려 의권급에 가산을 둬서 더 높은 진료비를 책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제도화돼 있다.

의료전달체계의 기초 토대인 의원급에 오히려 높은 가산을 주는 종별가산제도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의료수가는 상대가치점수x환산지수로 계산이 되지만 여기에 종별가산이 붙고 또 병원계에 유리한 내용이 대부분인 다양한 가산이 붙는다.

또, 상대가치점수 또한 난이도가 높거나 비용이 많이 든다고 여겨져서 상대가치점수가 높은 행위는 주로 상급 종합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어서 환산지수만으로 수가역전 현상이 일어났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상대가치점수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몫이 줄어들고 있고 각종 가산의 혜택 또한 어려워 일차 의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종별 상대가치 총점이나 가산제도를 포함하지 않는 환산지수만의 수가 계약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더욱 불리한 제도가 아닐 수 없다.

█보사연은 환산지수를 단일 환산지수로 통일시킨 후, 재정 중립 원칙에 따라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을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 달라.

-환산지수는 수가를 계산하기 위한 변환의 척도이지, 그 자체가 수가는 아니다. 그보다도 각 유형별 상황에 맞는 보다 정확한 수가 산정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진료의 기본이 되는 진찰료가 매우 저평가돼 있다. 이는 여타 국가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수가협상에서 결정할 사안은 아니지만 상대가치점수 산정에 있어 의원급 의료기관을 배려할 필요가 있으며, 안 되면 진찰료 부분만이라도 분리를 시키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일차의료 살리기 차원에서 종별가산을 조정하거나 폐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회원들에게 있어 이번 수가협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가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회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개원의협의회가 의원유형 수가협상에 나서는 첫 해다. 현재의 수가결정구조로 인해 한계가 있지만, 회원들의 절실한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 상식적인 협상의 결과가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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