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진행된 서울시의사회장 선거의 승리자는 성실함과 실현가능한 공약을 앞세운 박명하 후보였다. 박 후보는 1차 투표를 1위로 통과한 뒤 결선에서도 이태연 후보를 따돌리고 제35대 서울시의사회장에 당선됐다. 후보 시절부터 회원과의 소통을 강조한 박 회장은 4월 1일 임기 시작 직후부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를 회원을 위한 의사회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박명하 회장을 만나 의사회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회장님? 당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박명하 회장: 네, 감사합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 3월초 전문가평가단장으로서 인터뷰에 응해주셨는데 다시 뵙게 돼 반갑습니다. 선거에서 대의원들이 회장님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박명하 회장: 먼저 저를 회장으로 선택해준 대의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여년 동안 의료계의 다양한 직책을 성실함과 열정으로 수행해온 경력과, 회원과 의사회를 사랑하고 의료계를 걱정하는 저의 진정성을 인정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회장님의 성실함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익히 들었습니다. 지난 9일 35대 집행부 명단을 발표했죠? 어떤 기준으로 인선했나요?

박명하 회장: 전임 집행부에서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은 분들을 다시 인선해 회무의 연속성을 고려했고, 특별 분회와 구의사회 활동에서 검증된 분들을 관심 분야에 맞게 상임이사로 임명했습니다.

무엇보다 의무이자 기본 자질인 상임이사회 출석을 성실하게 할 수 있는지를 우선 검토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여러 공약을 제시했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공약은 무엇이고 어떻게 실천할 계획인지 말씀해 주세요.

박명하 회장: 회원과 소통하며 회원과 함께하는 의사회가 첫째 목표입니다. 각 구의사회 회장과는 한 달에 한 번 직접 찾아가서 회원의 뜻을 살피고 특별 분회 회원들과도 자주 만나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합니다.

특히, 회원 고충 즉각 대응팀 운영으로 회원들의 민원과 고충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장영식 기자: 서울시의사회 총회에서는 회장선거 직선제 도입이 매년 이슈였는데, 올해는 분과위원회에서만 논의되고, 본회의에 안건이 상정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원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인 건 사실인데요.. 직선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박명하 회장: 회장 직선제는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입니다. 회원들의 참여와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선거 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의원회에서 통과돼야 하므로 대의원들과 바람직한 선거제도의 개선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임기 초반이지만 전임 집행부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회무를 잘 알고 있을텐데요.. 서울시의사회 사무국 운영과 관련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박명하 회장: 현재 사무처와 의사신문사는 최소 인원으로 많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무처와 신문사가 한 팀이라는 인식하에 서로 보완하고 백업하며 의사회 발전에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장영식 기자: 선거 과정에서도 질문을 드렸던 사항인데요, 서울시의사회는 의협 산하 최대 단체인 만큼 대정부 투쟁에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그동안 투쟁 참여율이 저조했습니다. 어떤 점이 문제였고,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요?

박명하 회장: 회원들을 힘들게 하는 투쟁을 하기에 앞서 제가 한발 더 뛸 각오입니다. 그러나 피치 못하게 투쟁을 해야 할 경우는 회원의 뜻을 살피고 회원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소통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장영식 기자: 보건소의 역할은 질병의 관리와 예방에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보건소의 기능에 대해 목소리를 내셔야 할 것 같은데, 보건소 역할 정립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박명하 회장: 당연히 보건소는 본연의 역할을 해야만 하고, 할 수 있도록 보건소장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법적 제도적인 완비를 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습니다.

보건소의 진료 기능이 중단돼 있는 현재,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국민과 정부, 국회의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고 봅니다.

장영식 기자: 지역의사회의 역할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박명하 회장: 회원으로부터 신뢰받는 서울시의사회가 되기 위해 회원께 실익을 드리는 의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운터 파트너인 시청, 시의회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 회원을 보호하고 실익을 드릴 수 있도록 하며, 각 구 의사회의 발전과 단합을 위해 조율하고 지원하려 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사협회와 지역의사회는 어떤 관계여야 할까요?

박명하 회장: 의사협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산하 지부로서 적극 협조ㆍ협력해야 하며, 회원의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돼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최근 의사협회 이철호 대의원의장이 의협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전 회원 회비납부 캠페인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서울시의사회의 회비 납부율이 타 시도의사회보다 낮은 것으로 아는데, 회비납부 캠페인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박명하 회장: 회비 납부는 회원의 의무입니다. 무임승차하는 회원을 설득해 회비를 납부하도록 회무를 해나갈 각오입니다. 납부율을 올리기 위한 캠페인 등 어떠한 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영식 기자: 올해 의사단체 선거가 많았습니다. 모든 후보가 회원 권익 보호를 가장 앞세워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의사회의 중요한 역할 중 국민 건강 보호가 있지 않습니까? 회원 권익 보호와 국민건강 보호 사이에 딜레마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정부와 국회가 국민건강을 지킨다는 미명하에 의사들을 옥죄는 법안과 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박명하 회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의사가 힘들면 국민이 고통 받고,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의사가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또, 탁상공론식 법안 정책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장영식 기자: 의료 정책과 관련해 반드시 이뤄지는 절대 권한이 주어진다면 어떤 정책을 진행하고 싶은지 딱 한 가지만 꼽고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박명하 회장: 의협이 주도하는 의사면허관리원 설립입니다. 전문가평가단 단장을 수행하며 건전한 의료시장 교란과 국민 건강 침해 사례를 경험하며 자율 징계권과 의협 주도의 면허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선거 당시 회장에 당선되면 의원 문을 닫고 회원을 위해 회무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했었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어떤 마음이었나요?

박명하 회장: 서울시의사회는 의사협회 산하 최대 단체입니다.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회무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의원을 유지하면, 의사회 회무와 의원 운영 둘 다 집중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의원을 내놓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정리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재 대진의 선생님이 진료를 하고 있는데 폐업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3년 뒤 임기를 마칠 때, 회원들에게 어떤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박명하 회장: 회원과 함께하는, 회원 속에 같이 있던 성실한 회장으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그냥 좋은 느낌으로 오랫동안 회원들의 기억에 남고 싶네요.

장영식 기자: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박명하 회장: 의료 현실에 고통 받고, 의사회에 대해 실망하고 체념하고 있는 회원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애정 어린 관심 부탁드립니다.

박명하 회장은 1962년생(만 59세)으로 서울대학교 화학교육과를 졸업 후 의대에 다시 입학했다.

1993년 한양의대를 졸업했으며, 1994년 한양대학교에서 인턴을 수료한 후, 1994년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서구에서 미소의원(구 월정의원)을 운영해 왔다.

박 회장은 2000년 강서구의사회 공보이사를 시작으로, ▲2003년 서울시의사회 재무이사 ▲2008년 대한일반과의사회장 ▲2009년 강서구의사회 부회장 ▲2010년 서울시의사회 대의원 ▲2012년 강서구의사회장 ▲2015년 서울시의사회 의무ㆍ정책 부회장 ▲2018년 서울시의사회 총무ㆍ법제 부회장, 서울시의사회 전문가평가단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히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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