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대 경기도의사회장 선거가 시작부터 ‘편파’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도의사회장 선거는 지난 10일 후보등록 마감 결과, 이동욱 현 경기도의사회장과 변성윤 평택시의사회 부회장 간의 양자대결로 확정됐다.

11일 기호 추첨 결과, 변성윤 후보가 1번, 이동욱 후보가 2번으로 결정되면서 선거 레이스가 시작됐다.

하지만 하루 뒤인 12일 경기도의사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기호 1번 변성윤 후보 측에 소개서를 시정하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선관위는 해당 공문을 통해 ‘변성윤 후보가 제출한 후보소개서에 상대 비방으로 오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일부는 근거자료 제출이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선관위가 시정 또는 근거 자료를 요청한 사안은 세가지다.

먼저, ‘경기도의사회는 반드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특정과 위주가 아닌 전문성으로 임원을 구성하겠습니다. 소통 없는 의사회를 소통하는 의사회로 바꾸겠습니다’라는 표현이 상대 비방으로 오인될 수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어, ‘저희 평택시의사회는 지난 8월 투쟁당시 1억원을 모아 젊은 의사들을 위한 투쟁기금으로 기증하였습니다’라는 내용도 시정을 요구했다.

평택시의사회가 기증한 것을 후보자 본인이 기증한 것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에 내용 시정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지난 여름 의권투쟁에서 경기도 평택시의사회는 경기도 최고의 파업참여율을 기록하였고 특히 저 변성윤이 담당했던 서평택 지역은 80%가 넘게 참여하였습니다’ 내용은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근거자료가 없을 시,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 의사회원은 “상징적인 선거 캐치프레이즈 아닌가? 이런 문구까지 못쓰게 하는 건 상대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의사회원도 “다시 태어나야 한다거나, 소통하는 의사회로 바꾸겠다는 내용이 상대 비방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선관위의 판단이 놀랍다. 선관위가 아니라 선거캠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도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관위 공문을 소개하며, 아쉬움을 전했다.

노 전 회장은 “경기도의사회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소통없는 의사회를 소통하는 의사회로 바꾸겠다’가 상대방 비방이란다.”라며, “현 경기도의사회장이 재선에 도전하는 상황이라면 이해가 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노 전 회장은 “어용 교수고, 수준 낮은 국회의원이고,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경찰이고, 정권에 충성하는 지검장이고 욕할 게 없다. 일부 의사들 수준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선관위가 문제삼은 변성윤 후보 소개서 일부
경기도 선관위가 문제삼은 변성윤 후보 소개서 일부

선관위가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선관위 구조에 기인한다.

선관위원은 이동욱 회장이 임명한 이사회에서 3명, 김영준 대의원의장이 조직한 운영위원회에서 4명을 추천하고, 이중 위원장을 호선한다.

이동욱 회장은 이번 선거에 출마해 변성윤 후보와 경쟁하고 있고, 김영준 대의원의장은 3년 전 경기도의사회장 선거 당시 산하단체인 수원시의사회장이면서 이동욱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가 경기도 선관위로부터 주의조치를 받았다.

게다가 장영록 선관위원장은 3년 전 이동욱 회장 당선자의 인수위원장이었고, 김영준 의장에 의해 대의원회 부의장으로 지명돼 활동해 왔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선관위 행보에 이목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김세헌 전 경기도의사회 감사는 “3년간 이동욱 집행부에서 활동한 김금석 보험이사가 최근 이동욱 회장으로부터 지명을 받아 이사직을 사퇴하고 선관위에 합류했다. 장영록 인수위원장이 선관위원장인 것까지 고려하면 편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개인 인신공격이 아닌 현 경기도의사회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차원의 일반적인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문제 삼아 시정조치를 내렸고, 당일 답변하라고 무리한 요구까지 했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감사는 “예를 들어, 최대집 의협회장이 회장선거에 출마하면서 집행부 이사를 선관위원으로 추천한다고 생각해 보자. 선관위는 공정성이 생명인데 현직 회장이 차기선거에 출마하면서 회장이 임명했던 상임이사를 선관위원에 선임한다면 회원들이 이를 인정하겠나. 경기도 선관위는 회원들이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변성윤 후보측은 선관위가 문제삼은 문구에 대해 비방할 의도가 아니라 개선하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므로 문제가 된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원만한 선거진행을 위해 선관위의 요구중 일부를 수용해 수정한 후보소개서를 새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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