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8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47세 여성 김모 씨는 이전에 미용 목적의 유방 확대술을 받느라 유륜 피부를 절개 한 적 있다. 이번 유방암 수술까지 하면 유두 부분의 피부 괴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 모 대학 병원에서 ‘유방에 긴 흉터가 남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받은 김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대목동병원을 찾았다.

이대목동병원 외과-성형외과 협진팀은 김 씨에 대해 ‘유륜 절개 수술법’으로 유륜 피부만 절개해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

유륜 절개 수술법이 가능했던 건 수술 중 ‘피부 혈행 검사’를 통해 유두로 들어오는 혈류 상태를 유지하며 수술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유방암에 대한 공포만큼이나 평생 안고 갈 흉터 걱정이 컸는데, 거의 흉터 없이 유방암 수술과 복원 수술을 받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유방암 수술을 할 때 가슴 피부 대신 유륜 부위로 절개하는 ‘유륜 절개 수술법’이 피부 괴사나 합병증 위험 측면에서 일반 절제술과 차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대목동병원 성형외과-외과 협진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최근 SCI급 저널인 ‘그랜드 서전(Gland Surgery)’ 10월 호에 게재됐다.

이대목동병원 성형외과 우경제 교수(좌), 박진우 교수(우)
이대목동병원 성형외과 우경제 교수(좌), 박진우 교수(우)

이대목동병원 성형외과 우경제ㆍ박진우 교수-외과 임우성 교수 연구팀은 2년 간 수술 받은 유방암 환자 6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유륜 절개 수술법을 이용한 환자와 일반적인 절개를 통해 흉터가 남은 환자의 결과를 비교했을 때, 피부 괴사나 합병증 가능성 측면에서 두 환자군 모두 차이가 없었다.

또한 유륜 절개 수술을 할 때 ‘ICG 피부혈행조영술(Indocyanine Green Angiography)’을 병행해 혈액의 흐름을 관찰, 혈액의 흐름이 좋지 않으면 피부가 아닌 유방 근육 아래 보형물을 삽입하거나 피부 괴사가 예측되는 부분을 미리 절제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피부 괴사를 최소화했다.

이번 논문 책임저자인 우경제 성형외과 교수는 “ICG 피부혈행조영술은 주사를 통해 조영제를 주입하고 약 3분 간 피부의 혈액 순환을 관찰하는 것”이라며 “피부혈행 조영술을 동반한 유륜 절개 수술법은 피부괴사와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며 눈에 보이는 흉터는 거의 남기지 않는 안전한 수술법”이라고 강조했다.

“통증 줄이고 흉터 최소화…삶의 질 중요”
최근 유방암 수술을 할 때 가슴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보형물이나 자가 지방을 넣는 ‘유방 복원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유방 복원술을 시행하더라도 가슴 피부 위 10㎝ 넘는 흉터가 남거나 가슴 양쪽이 비대칭이 되는 사례가 많다.

이대목동병원 유방암센터의 유륜 절개 수술법은 갈색 피부 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흉터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이대목동병원에서 유륜 절개 수술법으로 수술 받은 환자는 100명이 넘는다.

임우성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ㆍ갑상선암센터장은 “일반 유방암 수술에 비해 유륜 절개 수술법은 수술 할 수 있는 공간이 절반 정도여서 고도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라며, “유방 꼬리 부분 지방 조직과 유방 밑 주름 조직을 잘 보존하는 것이 포인트이다.”라고 말했다.

성형외과 우경제ㆍ박진우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 수술 후 환자의 통증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척수 신경 가운데 늑골 부분에 분포하는 신경인 ‘늑간신경’을 차단하는 시술을 유방암 수술 후 복원수술 시 동시에 시행하면 가슴 부위 통증이 감소된다는 연구결과를 올 6월 SCI급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박진우 성형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 이후 통증을 줄이고 흉터를 최소화하는 등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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