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헌 전 경기도의사회 감사
김세헌 전 경기도의사회 감사

경기도의사회에서 가짜 마스크 논란이 불거졌다. 회원들은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회원들을 속여 가짜 마스크를 뿌렸다고 하고, 이동욱 회장은 자신이 마스크 사기사건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이동욱 회장은 부산 모 회원 병원 앞에서 스피커와 플랭카드를 동원해 경기도의사회원들이 4억 3천만 원의 마스크 사기사건을 당했다며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시위를 했다.

이보다 앞서 수서경찰서 정문 앞에서도 마스크 사기사건을 고소했는데 수사가 미진하다며 수사 촉구 시위를 하기도 했다.

발단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3월 초 당시 1차로 KF94 10만장을 회원 500명에게 공급한 경기도의사회가 추가로 마스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치자 부산의 모 회원이, 친척의 사돈(M 업체)이 마스크를 구해 줄 수 있다고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경기도의사회는 회원 1인당 200장씩 3,500명에게 마스크를 공급하기 위해 3월 9일 M 업체와 70만 장의 마스크 공급을 체결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시행하면서 마스크 생산, 유통, 분배 전 과정을 통제하고 있었다.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지자 M 업체 또한 마스크 생산공장과 마스크 공급계약을 체결했지만 마스크를 공급받지 못했고, 결국 마스크 생산공장을 계약 미이행으로 법적 조치했다.

결과적으로 M 업체 역시 경기도의사회와의 계약 이행이 어려워 경기도의사회로부터 받은 계약금 중 절반 가량을 경기도의사회에 환불했다.

그러나 마스크 확보가 절실했던 이동욱 회장은 3월 25일 다시 M 업체와 중국산 KN95마스크 70만장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동욱 회장은 이 시점까지 회원들에게 마스크 배송 지연에 대한 안내를 하지 않았다.

결국 3월 27일 경 KF94마스크라고 믿었던 마스크가 중국산 KN마스크라는 사실이 회원들에게 알려지자 처음 신청자 3,500 명중 1,200 여명이 환불을 요청했고, 결국 경기도의사회는 4월 9일 M 업체에 마스크 배송 지연을 이유로 계약해지와 함께 마스크 대금 환불을 요청했다.

그러나 M 업체 역시 마스크 생산공장에 마스크대금을 선납했으나 마스크는커녕 대금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여서 경기도의사회에 돈을 돌려 주지 못했다.

결국 이동욱 회장은 M 업체와, M 업체를 소개해준 부산 모 회원까지 사기죄로 고소했다.

경기도의사회가 과연 마스크 사기 사건을 운운할 자격이 있을까?

경기도의사회가 회원들에게 자체 공급했던 1차 마스크는 KF94였다. 경기도의사회는 추가 물량이 확보되었다며, 마스크 단가가 1차때 장당 1,110원보다 조금 오른 장당 1,650원이라고 안내했다.

회원들은 당연히 2차 마스크 역시 KF94라고 믿고 입금했다. 하지만 2차 마스크는 처음 계약 당시부터 KF94가 아니라 일반 공산품 마스크였고 그마저도 공급이 여의치 않자 회원들에게 사전 고지없이 중국산 KN95로 바꿨다.

심지어 회원들의 환불요청이 이어지자 4월 13일에는 환불을 하지 않고 기다려 주면 추가 확보한 KF94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일반마스크에 ‘경기도의사협회 특별공급마스크 KF94’ 스티커를 붙인 가짜 KF마스크를 배송했다.

이동욱 회장이 회원들을 위해 마스크 구매대행에 나선 것 자체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실수를 저질러 회원들의 혼란을 야기했다.

또, 경기도의사회는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공적마스크 대금을 아직까지 의협에 완납하지 않고 있다.

이동욱 회장은 의협 공적마스크 대금은 별도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언론으로부터 중국산 KN 2차 마스크 대금 환불이 의협 공적마스크 대금 통장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에게 묻고 싶다.

지역의사회의 ‘장’으로서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마스크 생산업자를 찾는데 곤란을 겪던 자신에게, 선의로 업체를 소개해준 의사 회원을 사기죄로 고소하고 병원앞에서 시위를 하는 게 우선인가?

아니면, 중국산 KN마스크 계약과정과 회계, 통장관리 등 현재 상황을 회원들에게 솔직히 그리고 정확하게 알리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게 우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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