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대생 의사국가시험 문제는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인턴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2일 의협회관서 제24기 신임회장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먼저, 한재민 신임 회장은 “전공의는 9월 4일 합의문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라며, “합의의 주체인 여당과 정부도 성실히 합의문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회장은 최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내년 의료공백 문제에 대해 방관적인 태도를 취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 회장은 “박능후 장관은 내년 400여 명의 신규 공중보건의사의 배치 문제에 대해 현재 지역 의료인력이 충분한 곳이 있으며, 그 지역 공중보건의를 우선적으로 철수하고 부족한 지역에 재배치하겠다고 답했다.”라며, “이미 의료인력이 충분한 지역에 공중보건의사가 있으며, 지역 의료 불균형을 방관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라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지역 의료 불균형을 해결하고자 하는 명목으로 공중보건의사 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기존의 제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내년도 수련 병원의 의사 숫자는, 현 상황이 지속될 시, 예년보다 2,000여 명이 감소한다.”라고 주장했다.

한 회장은 “환자는 의료행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의사는 과도한 의료업무에 복잡성을 띄는 의료행위에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다. 과도하게 열악한 수련 환경은 수련의를 지키게하고, 수련 환경뿐 아니라 앞으로의 의료 환경에 파괴적인 재앙을 일으킬 것이다.”라며, “환자 의료 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우려했다.

한 회장은 수련환경개선에 대해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한 회장은 “지난 9월 4일 의정합의문에서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기존의 전공의에게 예상되는 의사 업무의 일부를 추가로 맡긴다고 한다.”라며, 합의문에 명백히 반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박 장관은 인턴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범 의료계가 반대하는 전문간호사제도 합법화를 암시하는 답변을 했고, 환자 안전을 위해 약속했던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은 지난 9월 25일 예산안 부족을 근거로 본 사업으로 전환을 유보했다.”라며, “그러면서도 국정감사에서는 이를 대폭 늘리겠다고 답변했다. 박 장관이 의료공백에 방관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내년의 인턴수급 문제가 전공의 수련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합의문에 명시된 수련환경개선을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라며, “보건복지부가 오는 종합감사 자리에서 의료계가 인정할만한 현실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호종 대전협 비대위원장(좌), 한재민 대전협회장(우)
이호종 대전협 비대위원장(좌), 한재민 대전협회장(우)

자리를 함께 한 이호종 비상대책위원장도 정부가 의대생 국시와 인턴 수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호종 위원장은 “정부는 국시문제를 거론할 때 사과를 언급한다. 지난 의사단체행동에서 학생들은 우리나라 현재 의료체계와 미래의료체계의 문제를 지적하며 최전선에 섰다. 지난 일들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무엇이 국민 건강을 위하는 일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국가고시 미응시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합의는 우리가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 인턴수급은 정부가 고려해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의대생 사과에 대해서도 의ㆍ정합의에 관련 내용이 있다. 정부가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 설득도 정부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도 인턴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인턴수급이 안되면 당장 내년의 문제가 아니다. 인턴 모집이 안되면 4년, 5년, 그 이후에도 영향이 미친다.”라며,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전공의에게 인턴 업무를 가중시키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는 의ㆍ정합의에 나온 전공의 수련 개선과 상반되는 이야기다.”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 모든 것을 고려해 정부가 책임감 있게 대책을 내놔야 한다. 15일 국시원 감사와 22일 종합감사 결과를 보고 단체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단체행동을 마친 게 아니라, 유보한 상태다. 대전협 대의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한재민 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모든 과정에서 의대생과 발걸음을 맞추겠다. 범의료계가 함께 발을 맞추는데 전공의가 앞장서겠다.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일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재민 신임 회장은 지난 5일부터 9일 오후 6시까지 치러진 제24기 대전협 회장 선거에서 전공의 총 1만 2,288명 중 8,106명(투표율 65.97%)이 참여한 가운데 4,214표(51.99%)를 얻어 당선됐다. 김진현 후보는 3,892표(48.01%)를 얻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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