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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대의원들의 쉐도우 복싱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20.09.18 6:0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과 임원 불신임을 다룰 임시총회 소집 요구서가 대의원회에 접수된 모양이다. 9월 4일 의ㆍ정ㆍ여 합의과정에서의 불만이 임시총회 소집으로 이어진 것인데 다루는 안건이 의아하다.

대의원회 사무처에 따르면, 17일 82명의 동의서와 함께 임시총회 소집 요구서가 접수됐다.

임시총회 안건은 ▲의협회장 불신임 ▲상근부회장 불신임 ▲임원 불신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비대위 운영규정 등이다.

집행부의 책임을 묻고 비대위를 구성해 투쟁을 맡기자는 것이 골자다.

최대집 회장의 불신임 이유를 보니, ‘4대악 의료 정책 철회는 없고 모호한 문구와 협의체 구성 내용만 있는 합의서에 날치기 서명을 했고, 투쟁의 주체였던 젊은 의사들과 제대로 된 협의없이 합의서에 서명해 회원을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대위 구성 이유로는, 혼란 상황을 정리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젊은 의사들의 투쟁에 불을 지필 새 조직 구성이 시급하기 때문이란다.

총회 안건이 의아하지 않은가? 의ㆍ정ㆍ여 합의서에 날치기 서명을 한 회장을 불신임하겠다면서 합의안 거부 여부는 다루지 않는다.

그들의 주장대로 합의서가 회원의 권익에 반해 회장을 불신임할 정도라면, 회장 불신임에 앞서 합의안 거부부터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 또는, 회장 불신임과 합의안 거부를 묶어서 안건으로 상정해야 한다.

회장 불신임은 합의안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어야 한다. 그래야 투쟁을 다시 시작할 동력을 얻고, 재개되는 투쟁을 전담할 비대위 구성도 힘을 받는 것이다.

특히, 대의원들은 비대위를 구성해 아직 끝나지 않은 젊은 의사들의 투쟁에 불을 지피겠다고 한다.

그런데 젊은 의사들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복귀했고, 의대생들은 대학으로 돌아갔다.

전공의 비대위의 병원 복귀 방침 발표에 반발해 구성된 새 비대위도 전원 업무복귀를 결정했다. 수련병원 대표회의에서 105단위 중 90%에 육박하는 93단위가 복귀에 찬성했다.

이미 의대생들은 교수들과 함께, 의ㆍ정ㆍ여 합의안이 잘 이행되는지 감시할 기구도 만들었다. 이는 의ㆍ정ㆍ여 합의안을 인정한 것이다.

병원과 대학으로 복귀해 합의안 이행여부를 감시하겠다는 젊은 의사들을 비대위는 왜 거리로 내몰겠다는 걸까?

여러 차례 앞장서서 투쟁의 선두에 선 후배의사들을 위해 이젠 선배의사들인 대의원들이 투쟁의 전면에 나서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비대위의 목표는 ‘젊은 의사들의 투쟁에 불을 지피겠다’가 아니라, ‘전공의 후배들은 병원을 지키고, 의대 후배들은 학업에 정진해 달라. 이제는 선배들이 앞장서겠다’여야 하지 않을까?

대의원회에 접수된 82장의 임총소집 동의서가 유효한 것으로 확인되면 의협 다수 임원의 직무가 바로 정지된다.

불신임 대상이 된 임원들이 총회에서 불신임되면 회무 공백이 장기화될 소지가 크다. 최대집 집행부의 임기가 7개월여밖에 남지 않아 후임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불신임 대상 임원들이 돌아온다고 해도 사기는 사기대로 떨여져 회무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차기 의협회장선거도 코 앞이다. 후보등록일까지 5개월 밖에 남지 않았고, 회장 선거전이 수개월 전부터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의협은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도 힘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정관상 모든 회무의 책임은 의협회장에게 있으므로, 비대위가 이를 대신할 수는 없다. 과거를 돌아 봐도 비대위에서 회무를 책임진 사례는 없다.

한 대의원은 자신에게 총회 소집 동의서에 서명해줄 것을 요청한 회원에게, ‘왜 총회를 소집해야 하는지 내용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모른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최대집 회장이 서명한 합의안과 전공의들이 제시한 합의안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물었지만 이 역시 ‘모른다’고 답했다고 한다.

총회를 왜 열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동료에게 총회 소집 동의서에 서명해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이 썩 아름다워(?) 보이진 않는다.

총회 소집으로 인해 의협은 혼란 상황을 정리하게 될까, 아니면 더 혼란 상황을 맞게 될까?

◇편집자 주
대의원에게 총회 소집 동의서 서명을 요청한 사람이 대의원이 아니라,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회원이라고 알려왔기에 바로잡습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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