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를 중심으로 의사들과 의대생 등 약 8,000여명(본지 추산)이 서울 여의도에 모여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육성 등 ‘의료 4대악 정책’ 철폐를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14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를 열고, 의료계와 대화없이 진행된 의료 정책에 대한 즉각 철폐를 촉구했다. 정부가 거부할 경우 제2차 총파업도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최 회장은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지난 1일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육성 등 ‘의료 4대악 정책’의 즉각 철폐를 포함한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기만적인 회유와 협박만 일삼았을 뿐 우리의 요구를 여전히 묵살했다.”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보건복지부는 12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제안함으로써 마치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처럼 연출해 놓고, 이후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김강립 차관은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못박았다. 의료계에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얄팍한 꼼수다.”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13만 의사들은 이처럼 의료계의 등에 칼을 꽂는 정부의 독선에 좌절했고, 더 이상 좌절만 하고 있을 수 없기에 분노했으며, 그 분노의 불길은 삽시간에 전 의료계로 번졌다.”라며, “결국 진료실 문을 닫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선택에 의료계 각 지역, 직역 의사 회원들이 잇달아 성명을 내어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 의지를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그는 “8월 14일로 의사들의 역사적인 투쟁은 이제 시작됐다.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태도의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오는 26일, 27일, 28일 3일간 2차 전국의사총파을 단행하고, 이후 무기한 파업으로 이어 나가겠다.”라고 경고했다.

의료계 인사들은 연대사를 통해 정부가 4대악 의료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철호 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무책임한 의료정책을 졸속으로 강행하려는 정부 당국자들 때문에 우리가 이 자리에 모였다.”라며,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의료백년대계는 절대 정치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사항을 충분히 보장 받기 전까지는 절대 물러나서는 안 된다.”라며, “이번 투쟁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백진현 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은 “2000년에 보건의료의 수요와 공급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한 보건의료 기본법이 제정됐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의료발전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한다. 2005년 이해찬 국무총리는 보정심 위원장으로서 이 법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나 거기까지였고, 박능후 복지부장관은 2018년 보정심을 개최하고 향후 추진 계획을 말했으나 거기까지였다.”라면서 보건의료발전계획 부재를 지적했다.

백 회장은 “과거 의학전문대학원의 실패와 부실 의대문제로 10여년을 끌었던 예가 있다.”라며, “기존 발표를 전면 백지화하고 진정성있게 의학 교육계와 의사의 종주단체인 의협과 협의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의사 증원은 정부나 여당이 힘이 있다고 밀어붙을 정책이 아니다.”라며, “의사증원이 필요하다면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의전원이나 서남대 실패 사례처럼 의사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그 피해는 모두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은 세금 낭비이며, 의료백년을 망칠 정책이다.”라며, “사실을 호도하지 말고 의료계와 끝장토론을 하자.”라고 제안했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교과서 사는데 십 원 한 푼 보태준 적 없는 정부가 이제는 의사를 ‘공공재’라 부른다. 의사를 맨홀 뚜껑 정도의 소모품과 동일 시 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고, 그들이 의료계를 망쳐놓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전문가 말 따위는 듣지 않겠다는 역대 최악의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깨부술 가장 강력한 목소리로서 대한민국의 모든 의사가 함께 해야 한다.”라며, “젊은의사들은 대한민국 모든 의사와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을 결의한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조승현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은 “가운을 입으며 국민의 건강과 의료계에 헌신하고자 마음 먹은 학생들이 거리로 나왔다. 정부가 절벽까지 몰아붙였기에 밀려나오게 됐다.”라며, “전공의협의회와 함께 단체 행동의 양 날개가 돼 파급력을 극대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오늘부로 공식적으로 의사 국가시험 거부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겠다.”라며, “당ㆍ정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재논의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 무기한 수업ㆍ실습 거부와 동맹휴학을 불사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시거부는 오늘 자정에 공지됐음에도 12시간 만에 전체 응시자의 50%에 육박한 인원이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라며,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궐기대회 진행중 의사들은 ▲현장의견 무시하는 불통정책 철회하라 ▲덕분에로 기만말고 존중부터 실현하라 ▲중증외상 소아외과 기피원인 외면말라 ▲안한다고 남탓말고 처우보상 개선하라 ▲내외산소 필수의료 의학근본 대우하라 ▲검증없는 한방첩약 금여적용 웬말이냐 등 구호를 수차례 연호하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또, 지역에서 동시에 개최되고 있는 궐기대회 현장을 연결해 투쟁 연대를 다졌다.

의사들은 궐기대회를 마친 후, 의대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등 의료정책을 밀어붙이는 더불어민주당 당사앞까지 행진했다.

한편, 이날 궐기대회는 서울 여의도공원 외에 부산시청(부산ㆍ울산ㆍ경남), 대구스타디움 야외공연장(대구ㆍ경북), 김대중컨벤션센터(광주ㆍ전남), 대전역 광장(대전ㆍ충청), 새마을금고 제주연수원(제주) 등 5개 권역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의협은 ▲부산시청 2,500명 ▲대구스타디움 야외공연장 3,600명 ▲김대중컨벤션센터 1,000명 ▲대전역 광장 1,000명 ▲새마을금고 제주연수원 400명 등 5개 권역에서 8,5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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