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료를 감당하지 못해 내시경을 포기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시경 세척ㆍ소독료를 횟수 기준에서 한 달 사용량에 대한 기본료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회장 홍광일)는 8일과 9일 양일간 서울 신라스테이 서초에서 소독위원회 첫 전국 워크숍을 열고, 소독 지침 제정 과정과 관련 규정을 공유하고, 향후 위원회 운영방향을 논의했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홍광일 회장(좌), 조성균 총무이사(우)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홍광일 회장(좌), 조성균 총무이사(우)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홍광일 회장은 “지난 5월 새 집행부가 출범한 후 소독위원회 조직을 구성했다. 위대장내시경학회가 우리나라 내시경 소독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내시경 소독교육을 담당하는 학회는 소화기내시경학회와 위대장내시경학회가 있다. 대형병원에 속한 의사들은 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주로 교육을 받고, 소규모로 내시경을 하는 개원의사드은 위대장내시경학회에서 교육을 받는다. 집에서 가까워서 주로 방문하는 의원에서 내시경을 받는게 좋다. 우리 학회의 역할이 크다.”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국가 암검진을 통해 40세 이상은 2년마다 한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고, 대장내시경 검사도 확대될 전망이다. 제대로 된 소독 교육이 이뤄져야 안전하게 내시경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소독료를 감당못해 포기하는 내시경을 포기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홍 회장은 “내시경은 경험많은 의사가 하는 게 좋다. 전공의를 마쳤다고 해서 고도의 내시경 술기를 익혔다고 보기 어렵다. 2017년에 소독수가가 신설됐는데, 수가가 낮아 숙련된 술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내시경을 하지 않는 의사들이 많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숙련된 의사가 만들어지려면 고도의 교육과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소독료 때문에 내시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국가적으로 손해다.”라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소독수가가 신설되기 전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연구한 결과 소독 1회당 1만 9,000원이 소요된다고 나왔다. 우리가 외주를 준 연구에서는 2만 6,000원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관행수가 등을 적용해서 1만 3,000원 정도로 책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내시경을 많이 하는 대형병원이나 검진기관은 지금 수가로 할만하다. 하지만 내시경 건수가 적은 동네의원은 소독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소독료 수가 산정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소독수가를 건 당으로 신설했다. 하지만 소독수가를 건 당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시경 검사를 하려면 소독액 용기를 개봉하는데, 일정시간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소독액이 있다. 몇 건이 됐든 기본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보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야 내시경을 적게하는 의원도 내시경을 할수 있다. 공단검진을 하지 않는 병원은 내시경을 한 달에 몇 케이스 못한다. 소독료를 감당못해서 내시경을 포기한다. 내시경 케이스가 적은 경우엔 소독료 기본료를 보장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검진내시경은 일차의료기관이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홍 회장은 “내시경은 환자가 주로 다니는 동네의원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며, “대형병원은 치료내시경 위주로 하고, 동네의원이 검진내시경을 주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소독위원회는 회원들의 내시경 세척 및 소독 교육을 시행하고, 세척 및 소독 지침 개정 필요성 논의, 내시경 실무자 자격인정과 소독교육 및 실습, 검진기관 질관리 교육, 검진기관 소독 관련 실태조사 대응방안 모색 등의 업무를 맡는 조직이다.

학회 이준우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지휘하며, 중앙위원과 실무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소독위원회 운영방안으로 지회 카톡방을 열어 현안을 온라인으로 상시적으로 논의할 것과, 웹하드 자료 공유, 중앙 및 지회별 교환강의, 정기워크숍 개최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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