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기모란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감염병 연구소 설립,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의료인력 양성, 1차의사 비대면 진료 활성화, 방문진료 및 약배달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기모란 교수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기모란 교수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는 23일 코로니19 팬데믹과 관련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감염병위기와 인포데믹스’를 주제로 웹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인포데믹스는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전염병을 뜻하는 에피데믹스(Epidemic)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나 루머가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돼 사회ㆍ정치ㆍ경제ㆍ안보 등에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팬데믹은 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6개 등급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판단 기준은 ▲공중보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가 ▲사건이 예상치 못한 것인가 ▲국제적 전파 위험이 심각한가 ▲심각한 국제교육이나 여행 제한의 위험이 있나 등 네가지이다.

그동안 팬데믹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4년 야생폴리오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2016년 지카바이러스 ▲2018년 에볼라 ▲2020년 코로나19 등 여섯차례 선포됐다.

기모란 교수는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 3월 11일 팬데믹을 선포했다. 현재 팬데믹 3개월째인데 녹록지 않다.”라며, “특히 2014년 폴리오와, 2018년 에볼라는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어, 이번에 선포된 코로나19까지 3건의 위기상황이 진행되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기 교수는 “WHO 코로나 그래프를 보면, 확진자가 계속 10만여명 나오다가 최근 15만여명이 나온다. 사망자도 4만명대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전세계 상황은 팬데믹이 계속 증가하는 양상이다.”라고 우려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안심할 때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기 교수는 “대구ㆍ경북이 잠잠해 지면서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들어 수도권은 물론, 대전, 충남까지 확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감염재생산수(R)를 볼 때 확진자수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R은 감염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수로, 방역조치가 없을 때 Rо로 표기하고, 방역조치가 있을 때 R로 표기한다.

R이 1보다 크면 감염 전파가 확산되고, 1과 같으면 감염 수준이 지속되면서 토착화되는 것을 의미하며, 1보다 작으면 감염수준이 감소한다.

R 을 결정하는 요인은 P(접촉당 감염될 확률), C(단위시간당 접촉), D(환자들의 감염 전파기간) 등 세가지다.

P를 줄이려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C를 줄이려면 거리두기를 해야 하며, D를 줄이기 위해선 적극적인 검사를 하고, 접촉자를 추적하고 격리해야 한다. 

기 교수는 “중국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초반에 R이 4.5였고, 우리나라의 경우 초기 R이 0.5정도였다. 대구ㆍ경북지역에서 확진자가 증가할 때 R이 약 3.5까지 올라갔다.”라고 설명했다.

기 교수는 “5월 6일 이태원클럽 사건이 발생하면서 R이 2.5까지 올라갔다가 6월 11일 1.79로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R이 1.79로 한달간 지속되면 하루 확진자가 826명에 이르고, R이 25% 줄어 1.34가 되면 하루 확진자가 254명이 되며, R이 절반인 0.86으로 줄면 하루 확진자가 4명으로 감소한다는 게 기 교수의 설명이다.

기 교수는 “6월 21일 현재 R은 1.64로 소폭 줄었지만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 교수는 “100년 전 인플루엔자(스페인 독감)가 처음 왔을 때 영국의 스페인독감 사망자 증가 추이를 보면, 첫 피크인 6월보다 두번째 피크인 10월달에 다섯 배나 높았다.”라며, “2차 유행 대비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 교수는 2차 유행 대비방안으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 교수는 “보통의 감염병 위기에서는 대비하고 싸운 뒤 회복의 순으로 가는데, 코로나19는 대비하고 싸우고 있는데 끝날 전쟁이 아니다. 회복이 아니라 장기전을 대비하는 태세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먼저, 기 교수는 “장기전 대비를 하려면 평가 후 대안을 마련하고, 시행→조정→안착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며, “평가를 할수 있는 전문 감염병 연구소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실험실 연구소는 있지만 정책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소는 없다. 당장 설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사를 확대하고, 위험시설ㆍ위험 행동ㆍ위험직종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개인별 하루 접촉사 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인력 양성도 주문했다.

기 교수는 “공공 분야와 기초 분야에 의사를 배출한 의대에 정원을 추가 배정하고, 도시지역에서 개원의사의 과다경쟁을 줄이기 위해 대도시 인구 10만명 당 개원의사수를 제한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기 교수는 의사교육과 면허, 질 관리를 강화하되, 의대 등록금 또는 수련비용을 입부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1차의사의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하고 방문의료와 약배달 방안을 논의할 것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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