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출범한 ‘저출산ㆍ고령화 대응을 위한 인문ㆍ사회 포럼’이 지난 9일 용산역 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첫 번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인문ㆍ사회 포럼은 제4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주관하는 학술 토론회이다.

인구와 미래사회, 청년, 여성과 가족, 발전주의, 코로나19 이후의 삶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의 총 다섯 차례 토론회 개최를 통해 저출산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첫 번째 토론회는 ‘인구에 대한 사회문명사적 관점, 미래사회의 삶의 양식’이라는 주제로 서울대학교 박경숙 교수, 경기대 김기봉 교수, KAIST 이원재 교수가 논의를 진행했다.

좌장을 맡은 서울대학교 박경숙 교수는 ‘한국사회의 인구 변천과 근대성에 대한 성찰’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발전과 근대가족 이념이 근대화 과정에서 압축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생명이 발전, 힘, 생산, 성공을 중심으로 선택되고 불평등해졌다. 저출산은 이러한 체제에서 이탈하는 현상이다.”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실패와 좌절에서 방황하지 않도록 다양한 삶의 기회를 제도적으로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불공정, 불신, 혐오를 촉발하는 불평등 기제를 개선하고, 개인의 잠재력이 사장되지 않는 교육-노동-복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저출산의 해법이다.”라고 제시했다.

경기대학교 사학과 김기봉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의 저출산,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가는 저출산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접근하지만, 출산을 담당해야 할 주체인 젊은 세대는 오히려 출산이 삶의 문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라고 말했다.

또, “날아가는 새를 맞추기 위해서는 새가 보이는 곳이 아닌 날아가는 방향을 향해 쏘아야 하는 것처럼 미래에 대한 예측을 통해 저출산 정책을 설정해야 한다.”라며, “미래사회를 모의실험 해보는 인구 온톨로지(ontology)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카이스트 이원재 교수는 새로운 미래사회 키워드로 ‘4차 혁명, 인공지능(AI), 초연결/탈연결, 유연화, 개인화’를 꼽으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복잡하고 거대한 글로벌 기술 변화 앞에, 오히려 인간은 사회를 떠나 개별적이고 사적인 진지(陣地)를 구축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래사회 대응을 위해서는 새롭게 부상하는 삶의 방식 및 교육-노동-복지-경제를 아우르는 재구조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엿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이번 논의 결과는 올해 말 발표 예정인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반영해 우리 사회와 인식에 대한 깊은 통찰이 저출산 대책을 수립하는 데 기본 바탕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오프라인 참여를 최소화하고 온라인을 통한 방송 및 질의 참여 등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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