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이 막을 내렸지만 의원 유형은 3년 연속 협상 결렬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마라톤 협상 끝에 결렬을 선언했다.

박홍준 협상단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의와 성실로써 협상에 임했지만, 협상장에서 나오면서 내몰리는 기분이었다. 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2일 오전 3시 40분경 박홍준 의협 수가협상단장이 협상장을 나오는 모습, 의협이 건보공단으로부터 마지막으로 제시받은 인상률은 2.4%였다.
2일 오전 3시 40분경 박홍준 의협 수가협상단장이 협상장을 나오는 모습, 의협이 건보공단으로부터 마지막으로 제시받은 인상률은 2.4%였다.

수가협상 종료 직후 대한의사협회가 성명을 내고 정부를 비판한 데 이어, 각 시도의사회가 연이어 성명을 내며 실망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의협은 지난 2일 성명에서 “의료현장의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과 재정위는 오로지 건보공단에서 발주한 연구용역의 순위와 격차만을 강조했다.”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문재인 케어 발표 당시 대통령이 약속한 적정수가 보장을 이행하라.”며,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경남의사회도 성명을 내고, ‘덕분에’ 운동이 구호에 그쳤다며 수가 협상 결렬을 비판했다.

경남의사회는 “최소한 병ㆍ의원이 생존할 환경조차 보장하지 않는 건강보험공단과 재정위의 행태에 분노한다.”라며, “의사협회가 의료수가 협상 결렬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수가협상 결렬에 대한 비판은 3일에도 이어졌다.

광주광역시의사회와 전라남도의사회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의료계 현실을 외면한 일방적인 수가 협상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라며, “말로만 ‘덕분에’가 아닌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지난 2017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하며 대통령이 직접 ‘의료기관에 대한 적정수가 보장’을 약속했다.”라며, “이번 수가 협상을 통해, 정부가 적정수가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을 재차 확인됐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최근 3년 동안 32%라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정책으로 인한 인건비 폭증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례 없는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료인에게 생존권조차 보장해 주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가 말로만 ‘덕분에’가 아니라 적정수가 보장 약속을 이행하고, 의료계와의 상호 존중과 협력을 해야만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적정 수가는 필수 의료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의료 현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해 내라.”고 요구했다.

대전시의시회도 성명을 내고 “의협은 지속적으로 병ㆍ의원의 현실을 반영한 인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낮은 수가를 결정하는 처사에 의사들은 분개하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대전시의사회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환자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방역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또,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희생하며 최선을 다해 세계가 주목하는 의료 선진국으로 인정받게 됐다.”라면서, “이러한 헌신적인 희생에 대한 보상으로 이번 만큼은 적정한 보상을 기대했으나 실망과 허탈함을 넘어 분노하게 만드는 상황이 됐다.”라고 토로했다.

대전시의사회는 “병ㆍ의원의 상황이 현실적으로 반영된 적정한 수준의 의료수가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수가협상 결렬에 대한 아쉬움은 의사단체 뿐만 아니라 의사 개인마다 SNS 등에 표출하고 있다.

한 개원의는 수가협상이 결렬된 당일 자신의 SNS에 “의사들 덕분에 코로나를 이겨냈다는 말을 하지 말자. 의사들을 갖고 놀지 마라.”라고 비판했고, 다른 개원의는 “코로나 자원봉사는 이제 그만하자.”라며 허탈해 했다.

한 개원의사회 임원은 “협상이 결렬돼도 건보공단이 제시한 안 근처에서 결정된다. 지금 수가결정구조에선 건보공단이 공급자에게 매달릴 필요가 없다.”라며, “공급자단체가 결렬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일각에서는 의사협회가 단체행동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의사협회는 올해 수가협사에서 건보공단으로부터 최종 2.4% 인상률을 제시받았다. 이 인상률은 지난해 2.9% 보다 대폭 줄어든 수치이다.

특히, 2013년도 2.4% 인상률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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