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미국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무리한 백신개발은 경계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지난 21일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채널에서 “코로나19 판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에서 서둘러 백신을 개발해야 하지만, 안전성을 희생하면서까지 밀어붙이면 안 된다.”라며, 밝혔다.

앞서 미국 바이오기업인 ‘모더나(Moderna)’는 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한 1상 임상시험에서 항체가 형성되는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후보(mRNA-1273)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시험 참가자 45명 전원에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모더나는 시험 참가자 45명을 15명씩 3그룹으로 나눠 백신 후보 물질을 각각 25㎍(마이크로그램), 100㎍, 250㎍씩, 약 28일의 간격을 두고 두차례에 걸쳐 투여했다.

모더나는 백신 후보물질을 두 번째 투여한 후 약 2주가 지난 뒤 25㎍ 그룹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또, 100㎍ 그룹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을 능가하는 수준의 항체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모더나는 또 최소 8명(25㎍ 4명, 100㎍ 4명)의 시험 참가자에게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ies)’도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우주 교수는 “보통 백신 임상시험과는 다른 방법으로 공개돼 이례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주간 연구책임자인 안토니 파우치 박사는 나서지 않고, 스폰서인 백신회사에서 최종결과도 아닌 중간 분석결과를 언론에 발표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물론 코로나19 판데믹이 전세계적으로 심각하고, 많은 사람이 백신을 고대하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니 스폰서가 발표할 수 있겠다고 이해했다.”면서, “다만, 임상 결과를 정리하는 양식이 아니라 보도자료로 설명하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바이러스 항원에 대해 45명 모두 면역반응을 일으켰다는 소식은 고무적이지만 항체 역가나 지속 기간 등은 아직 모르며, 중화항체 관련 연구도 아직 진행중이라 더 두고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보도자료가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최근 백악관의 백신 관련 최고 태스크포스 팀장이 모더나 전직 임원인 것이 밝혀지면서 그런 부분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라며, “이번 발표는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보통의 임상시험 발표보다는 너무 서둘러서 부족한 자료로 발표한 비판적인 측면도 있고,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모두 백신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중간분석을 발표할 수도 있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어쨌든 인체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했는데 45명 모두 부작용이 없었고, 중화항체를 만드는 단서를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긴 하다.”라며, “다만, 앞으로 밝힐 내용이 많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너무 중간분석 결과에 일희일비할게 아니라 갈길이 멀다. 미국은 내년 1월까지 3억도즈를 만들어 내라며 트럼프가 ‘초고속 작전’으로 명명했다. 최근에는 올해 내로 만들라고 하더라.”면서, “하지만 백신 임상시험은 그렇게 서두를 문제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백신 개발은 안전성이 제일 우선이고 담보돼야 한다.”라며, “그런 면에서 코로나19 판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에서 백신을 서둘러서 개발하기도 해야 하지만, 안전성을 희생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백신 개발을 너무 밀어붙이는 것도 곤란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타민D의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효과에 대해 김 교수는 “비타민D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해주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예방은 중화항체를 만들어 주는 백신을 맞아 항체가 몸속에 있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이 중화항체 있는 경우만 재감염을 막아주는 방법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다만, 일반적인 감기를 일으킬 때 호흡기의 점막면역, 자연면역이 많이 방어하는데 거기에 비타민D가 일부 면역력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건 있다.”면서, “일반감기 감염을 부분적으로 방어해주는 효과가 있는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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