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본가에 가던 길에 들른 사우나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주 이용하는 아버지를 위해 묶음 이용권을 구매하려고 출입문을 들어서는데 호통이 쩌렁쩌렁 울렸다.

“너 따위가 감히 나를 뭘로 보는 거야?”

카운터에서 안내원을 향해 목청껏 외치는 중년 여성의 목소리였다.

“괜찮다니까 왜이러는데? 누가 나를 나가라고 한다는거야?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난처해하는 안내원 앞에서 중년 여성은 쉴새없이 몰아쳤다.

이유인즉, 이 여성은 기침을 쉴새없이 해서 열을 쟀는데 37.4°가 나와 입장을 거부했더니 다짜고짜 막말을 한 것이다.

체온도 미열이고 기침을 몇차례 했을 뿐인데 코로나 환자로 몰아 기분이 나쁘다며 목청을 높인 그는 마스크도 하지 않았다.

출입구에는 큼지막하게 ‘마스크 미착용시 입장 불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으니 그는 이미 사우나 이용자격이 없는 셈이었다.

결국 사우나를 이용할 수 없게 된 그는 “다시는 오지 않겠다.”라고 내뱉으며 출입문을 나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도 얕아진 듯 하다.

최근 한 달 만에 문을 연 서울 강남의 모 클럽에서 젊은이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주말마다 한강공원에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의 모습도 방송에서 수차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급기야 당국은 벚꽃명소인 여의도와 석촌호수를 전면 통제하고, 한강공원 주차장도 전면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굳이 클럽이나, 한강공원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최근 출ㆍ퇴근길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섰다고는 하나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월 13일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성급하게 발언했다가 곤혹을 치렀다.

당시 대통령의 발언은 2월 11일부터 3일째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국내 확진자는 대통령의 발언 시점인 2월 13일 28명에서 16일 만인 29일에는 3,150명으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사망자가 감소한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들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연일 충고하고 있다.

다행히 정부는 지난 4일 보름간 실시하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주간 연장했다.

9일 현재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51만여명이고, 사망자는 8만명을 넘어 9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 3,50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단 한명의 누군가로부터 시작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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