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의료현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의료기관 인증평가와 간호사의 날 행사 준비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도권 종합병원에 근무한다는 15년차 간호사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며, “정부는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연기하고, 각 의료기관에 회의 및 교육ㆍ모임 금지 공문을 전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간호사는 “현재 근무중인 병원은 선별 진료소가 있어 더욱 마음이 불안하다. 실제로 여기서 확진받은 환자들도 있고, 근처 요양원에서도 집단으로 확진자가 나왔다.”라며, “분당 재생병원 사태 이후 직원들의 식사 시간을 조정해서 간격을 유지하고 앞만 보고 밥을 먹고, 출입구 통제, 방문객 통제도 철저히 한다. 하지만 보이는 모습만 조심을 하고 규정을 지키는 것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코로나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수간호사들은 이틀마다 모여서 수간호사 회의를 몇 시간씩 진행하고, 다른 부서 수간호사들은 타부서 간호사실 및 탈의실을 들락 거리면서 몇 시간씩 밀접접촉의 시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간호사는 “그 이유는 바로 의료기관 인증평가와 간호사의 날 행사 준비 때문이다.”라며, “곧 인증평가라며 수간호사급은 매일 같이 모여서 몇 시간씩 회의하고, 한 달에 몇 번씩 불특정 다수, 서로 다른 부서의 간호사들을 3~40평의 환기도 안되는 지하 강당에 모이게 해서 한두시간씩 교육을 진행한다.”라고 전했다.

또, 간호사의 날 행사를 위해 나이팅게일 선발, 인증 규정 퀴즈 대회 등 모든 부서의 간호사 및 그에 필요한 다른 행정직 부서까지 모여 행사 진행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간호사는 “직원들에게 조심하라며 주의 주고 환자들과 맨손 접촉도 하면 안되며 어디 함부로 외출도 하지 말라고 그렇게 주의주면서, 정작 병원 안에서는 서로 균을 공유할 행사 준비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라고 일침했다.

이어 “집에 어린 자녀와 지병이 있는 부모님이 있는데, 혹시나 인증평가 및 간호사의 날 행사 준비 때문에 모였다가 전파라도 돼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너무 걱정된다.”라고 토로하며, “정작 의료기관들은 대외적으로는 철저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병원 안에서는 이렇게 다른 모습과 행정을 펼치고 있으니 의료진들도 코로나에 감염되고 확산되는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디 의료진과 환자, 그 가족들을 위해 올해 있을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무기한 연장하고, 병원에 공문을 보내 코로나 종식 때까지 행사 및 모임, 긴급하지 않은 선에서의 회의 등은 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지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이미 2~4월로 예정됐던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5월로 미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의료기관 평가인증 시기를 더 늦출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달 31일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미래를 예측하기 매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앞으로 진행 상황을 보며 검토하겠다.”라며, “5월 이후의 상황까지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불행히도 그때까지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 그런 조치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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