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27일 긴급 권고문을 발표하고, 입국제한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최근 미주와 유럽을 통한 코로나19 해외유입 추정 사례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라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확진자가 증가하고 특히 콜센터, 요양기관, 종교예배 등을 통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3월 초부터 사회가 총력을 기울였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느슨해지는 시점에서 최대의 위협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지난 1월말부터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을 7차례나 주장했다. 그러나 ‘국가간의 상호주의’와 ‘국제적 연대와 협력’ 등 미사여구에 막혀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그 사이에 확진자가 폭증했고 130명이 넘는 환자가 사망했으며 세계적 대유행 앞에서 ‘상호주의’와 ‘연대와 협력’의 대상이었던 세계 각국은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중국은 28일 0시부터 중국 비자와 거류(체류) 허가를 받은 외국인까지도 입국을 일시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라고 꼬집었다.

의협은 “방역당국은 여전히 해외 위험지역으로부터의 입국에 대해 검역 강화가 우선이며 입국금지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라며, “모든 위험요인이 겹치고 있는 시점에서 너무나 안이한 인식이다.”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개학을 준비하는 단기간만이라도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내국인의 경우도 엄격하게 검역해야 한다.”라며, “유증상자는 즉시 검사해 진단ㆍ치료하고 무증상자라도 엄격한 자가격리 관리를 통해 새로운 감염원 유입 위협을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한국 의료제도의 문제인 의료진의 과도한 노동과 높은 역치가 오히려 위기에서 힘을 발휘하는 역설적인 상황이지만 이제는 의료진도 지쳐가고 있다.”라며, “사람의 심장은 부하(일)가 증가하면 더 빠르게 뛰어 이를 극복하지만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심장근육의 이상이 생겨 제 기능을 잃다. 현재 의료기관과 의료진은 과부하 상태에 놓여 있어 번아웃(Burn-out)으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결과는 참혹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한시적인 입국제한은 감염 확산을 줄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검역과 방역, 진단과 치료에 투입되고 있는 의료진을 포함한 많은 인력들의 번아웃을 줄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되고 개학에 대해서는 ‘시기’의 문제가 아닌 ‘준비’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초중고 개학은 그 ‘시기’보다도 ‘준비’여부가 결정의 기준이 돼야 한다.”라며, “현재는 개학을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므로 4월 6일로 예정된 개학을 연기하고 개학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의협은 “개학은 초ㆍ중ㆍ고등학생의 사회적 활동일 뿐만 아니라 교사와 행정직원, 급식관련 인력 등 학교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의 사회적 활동을 함께 증가시키며 학교를 둘러싼 주변의 유동인구와 통행량을 늘어나게 한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개학을 기점으로 집중력을 잃게 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의협은 “개학은 학교 안팎의 집단 감염, 가족 내의 집단 감염의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특히, 학생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가정의 노인과 만성질환자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초중고 개학을 위한 의학적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

먼저, 각 지역별 코로나19의 확산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학을 했을 때, 감염의 확산을 예방할 수 있는 충분한 방역물품과 학생들에게 맞는 행동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학을 기점으로 감염병 확산의 우려가 있는 만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전담병원 시스템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국적인 중환자 치료 현황을 파악하고 중환자의 증가에 대비해 병상과 인공호흡기 등 필요장비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의협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겨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손 위생과 마스크 착용을 생략하는 일들이 자주 생기고 조심스럽게 모임이나 여행을 계획하기도 한다.”라며, “잃어버린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안심하기 이르다.”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사회적 거리두기만이 아직까지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우리는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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