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공천 순번 하나로  공과가 바뀌면 안 된다. 야당에 한표를 행사해 달라.”

미래한국당이 공천 순번을 조정함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한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26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미래한국당은 2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선거인단 투표를 거친 40명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확정했다. 앞선 선거인단 투표는 63명 중 38명이 찬성(25명 반대)해 가결됐다.

한선교 전 대표 및 공병호 전 공천관리위원장 체제에서 추진됐으나 백지화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20번을 부여받은 방상혁 부회장은 22번으로 순위가 밀렸다.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순번에서 사실상 당선이 불가능한 순번으로 밀려난 것이다.

방상혁 부회장은 하루 뒤인 24일 미래한국당의 보건의료에 대한 인식에 크게 실망한 다수 회원의 뜻을 받들겠다며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했다.

그러자 의사들 사이에서 야당 지지여부를 두고 찬반으로 의견이 나뉘면서 혼란이 일어났다.

이런 가운데 방상혁 부회장이 야당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의사협회의 의학적 견해에 공감한 것이 야당이라는 이유에서다.

방 부회장은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의사협회를 대표한 사람에게 비례 22번을 준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여의사를 비례 1번으로 배치했다. 이를 두고 의사들의 아쉬움이 크다.”라고 말했다.

방 부회장은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영악한 선거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씁쓸해 했다.

방 부회장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에 대해, 중국발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의사협회의 7차례 권고를 정부와 여당은 모두 무시했다. 하지만 야당은 의학적 관점에 따른 의사협회의 견해에 공감하며 함께 목소리를 냈다.”라고 말했다.

방 부회장은 “정부와 여당은 시진핑 방한을 염두에 둔 탓에 중국 눈치를 본 것이다. 자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뒷전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방 부회장은 비례 순번 하나로 이러한 공과가 바뀌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방 부회장은 “동산병원에서 일하며 다양한 사연을 만나게 된다. 어머니 기일임에도 불구하고 병실에 머물러야 하는 코로나 환자의 눈물도 봤다.”라며, “이런 참극을 만든 정부, 여당에 대한 분노는 갈수록 커져 간다.”라고 말했다.

방 부회장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위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지지하며, 이번 총선에서의 선전을 기대한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비례대표 후보 사퇴에 대해선, 정치권에서 의사협회의 위상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 부회장은 “개인 방상혁이 국회의원이 되고 안되고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비례 사퇴는 지지를 철회하거나, 다른 방식의 실력 행사를 위해서도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방 부회장은 “의사협회 차원에서 비례대표 공천에 지원한 것이고, 의사회원들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와 사퇴를 결정했다.”라며, “정치권에서도 의사협회와 의료계에 대해 다시 돌아보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그는 “이번 공천에서 미래한국당이 못미친 부분이 있으나, 그간 미래통합당이 의사협회와 함께 코로나19의 대응에 같은 목소리를 냈다.”라며, “이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돼선 안 된다. 저의 사퇴와 무관하게 국민생명과 건강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을 위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방 부회장은 지난 2월 27일 대구로 내려가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등 자원봉사를 해왔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면접이 끝난 3월 16일부터는 동산병원 격리병동에서 감염자를 돌보고 있다. 그는 오는 31일까지 대구에서 환자 곁을 지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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