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석 아주대학교의료원장이 이국종 교수 관련 막말 파문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유희석 원장을 조사하거나 파면하라는 다수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으며, 한 시민단체는 유희석 원장을 고발해 조만간 경찰이 내사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유 원장은 병원장 시절이던 4~5년 전 병원 내 인사문제를 놓고 이국종 교수와 대화를 나누던 중 이 교수에게 “때려쳐, ××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 말이야.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는 욕설을 했고, 지난 13일 해당 녹음 파일이 한 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그 동안 석해균 선장, 오청성 북한 병사 등을 치료해 국민적 유명세를 탄 이국종 교수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 원장의 막말과 인격모독에 분노하며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을 파면시켜 달라”, “아주대병원 압수수색, 세무조사 해달라”, “아주대의료원장의 이국종 교수에 대한 욕설과 갑질을 수사해 달라”는 등의 요청이 나왔다.

또, “이국종외상치료전문병원을 설립해 달라”, “이국종 교수를 센터장으로 하는 국립외상센터를 만들어 달라”, “이국종 교수를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임명해 달라”, “돈 안되는 중증외상센터, 민간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등의 내용도 올라왔다.

급기야 한 시민단체는 유희석 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업무방해, 직무유기, 모욕 등의 혐의로 유 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유 원장은 고의적으로 이 교수에게 병실 배정을 안 해주는 등 의도적 업무 방해를 했다.”라며, “이에 대해 이국종 교수는 ‘죽을힘을 다해 어떻게 밀어붙여 보려고 했지만 안 되겠다’라고 하는 등 노력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나라에서 외상센터를 강제로 맡긴 게 아니라 국민의 혈세 300억원을 넘게 들여 건물을 지어준 것이다.”라며, “연간 운영비로 60억원을 보조받고 있으면서도 유 원장은 ‘적당히 운영해라’ 등의 발언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또, “유 원장은 이 교수에게 ‘당신 때문에 병원 망하게 생겼다'고 공개적으로 일반 직원들 앞에서 이야기했다.”면서, 이 교수에 대한 유 원장의 폭언은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원장은 의사로서 지녀야 할 사명감, 봉사정신 그리고 책무를 저버리고 권리만 강조하고 있다.”라며, “의사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인권을 유린하는 유 원장에 대해 철저한 수사로 범죄사실이 밝혀지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최근 경찰청에 제출한 고발장에 대해 내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내부적으로도 유 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 대의원회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유희석 의료원장은 이국종 교수를 포함한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20일 성명을 통해 아주의대 교수회의 의견에 동조했다.

한편, 아주대병원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직까지 별다른 공식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유희석 원장은 협력병원 업무로 베트남을 방문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병원측은 이번주 중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유희석 원장은 다음 달 말 의료원장직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8월 정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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