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에게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유희석 아주대학교 의료원장을 향해 사임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 대의원회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유희석 의료원장은 이국종 교수를 포함한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교수회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유희석 의료원장이 이국종 교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포함한 언어폭력을 가한 사실을 알게 돼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런 사건이 언론보도를 통해 녹취 내용으로 알려졌다는 것이 더욱 당혹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어 “언어폭력은 사건의 동기나 그 이면의 갈등과 상관없이 그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며, 직장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예다.”라며, “직장내 괴롭힘은 직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적정 범위를 넘어 고통을 주는 행동으로 비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법으로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행위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은 애초에 병원내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물리적, 언어적 폭력, 태움 등이 계기가 돼 만들어진 법이다.”라며, “솔선해 이런 괴롭힘의 발생을 막고 가해자를 처벌, 징계해야 하는 윤리적, 법적 의무가 있는 의료원의 최고경영자가 가해 당사자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깊은 우려와 함께 자괴감을 느낀다. 또한 같은 교수로서 모든 교수가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라고 토로했다.
교수회는 “아주대학교 병원은 지난 15년간 경기 남부의 의료거점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병원에 선정됐고 이번 달에는 국가고객만족도 업종 공동 4위에 올라섰다.”면서, “아주대학교 병원의 평판도가 이렇게 상승하는 데에는 전체 교직원의 노력과 함께 아덴만의 영웅인 석해균 선장과 귀순 병사 오청성을 치료하고 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이러한 의료원의 평판을 송두리째 추락시킨 유희석 의료원장의 행동은 의료원의 입장에서도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교수회는 “후배 교수에게 폭언을 해 아주대학교 병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유희석 의료원장은 이국종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현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를 개인간의 갈등이나 의료원 운영상의 부처간 갈등으로 오도해 직장내 괴롭힘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시도륵 배격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대학과 의료원은 교수를 대상으로 한 직장내 괴롭힘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다른 의견을 묵살하고 반대의견의 발표를 강압적으로 억압하는 의료원의 풍토를 타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유희석 원장은 다음 달 말 의료원장직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8월 정년을 맞는다.
유 원장은 병원장 시절이던 4~5년 전 병원 내 인사문제를 놓고 이국종 교수와 대화를 나누던 중 이 교수에게 “때려쳐, ××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 말이야.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는 욕설을 했고, 최근 해당 녹음 파일이 한 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지난 15일 해군 해상훈련 동행을 마치고 귀국한 이국종 교수는 병원 복귀를 늦추고 있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인데, 의료원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따로 공식입장을 내진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