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관리를 위한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개입 시점이 빠를수록, 서비스에 대한 초기 참여율이 높을수록, 치료중심보다 예방중심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개별질환보다 복합질환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의료비 절감효과가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건사회연구’ 39권 4호에서 정윤 한림대학교 의료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ㆍ이견직 한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동적 시뮬레이션 접근을 통한 만성질환 관리의 스마트 헬스케어 효과성 연구: 강원도를 중심으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의 주요 만성질환(당뇨 및 고혈압) 관리 모델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의 주요 만성질환(당뇨 및 고혈압) 관리 모델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기준 만성질환 관련 진료비는 26조원에 달하며, 매년 8.1%씩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스마트 헬스케어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경우 국가 의료비는 2025년 기준 7,000억원 이상 감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2018)는 “만성질환 전체를 대상으로 스마트헬스케어를 도입할 경우 사회경제적 효과는 당뇨병 중심의 사회경제적 효과 대비 10배 이상 창출될 것이다.”라며,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이 넘는 숫자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 헬스케어를 통한 노년층, 특히 독거노인 등 시니어 케어 및 만성질환 관리의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라고 전망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비교적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강원도의 사례를 통해 의료비의 변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연구진은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개입 시점에 따른 강원도의 당뇨병 및 고혈압 의료비를 한 결과 상대적으로 개선 시점이 빠를수록 의료비 절감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스마트 헬스케어의 도입이 2018년에 이뤄진 경우, 그 시작시기가 2021년에 비해 2030년 기준으로 약 10억원 수준의 당뇨병 의료비와 약 14억원 수준의 고혈압 의료비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중요한 점은 서비스의 초기 개입 이후 수 년 동안 가시적인 효과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면서, “이는 스마트 헬스케어로 인한 기대하는 의료비 절감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지원이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알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연구진은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초기 참여율에 따른 당뇨병 및 고혈압 의료비의 변화는 현재 초기 참여율인 0.8%에서 1%로 증가한 경우, 당뇨병 의료비는 2024년부터 감소추세에 접어들어 2030년 기준으로 1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고혈압 의료비 절감도 비슷하게 전망됐는데, 2030년 기준으로 초기 참여율 0.2%p마다 약 4억원 규모의 의료비 절감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따라서 초기 참여인구가 많을수록 같은 기간 동안 보다 높은 의료비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절감시기도 앞당길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질환의 단계별 관리효과 조절에 따른 당뇨병 및 고혈압 의료비 지출 수준의 변화는 예상대로 정상 혈당 및 전단계 당뇨관리가 당뇨병 환자의 관리효과에 비해 의료비 절감에 효과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고혈압 의료비에서도 같은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의료재정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는 평상시 생활습관개선 서비스에 개입하는 등 예방활동이 주효함을 재확인했다고 역설했다.

이외에도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의 전개는 개별 만성질환의 관리보다 복합질환의 관리로 전개함이 보다 효과적임을 볼 수 있었다.”라며, “오는 2030년을 기준으로 당뇨와 고혈압 간 합병증이 없었을 때의 의료비는 약 70억 5,000만원이었으나,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18.9%가 상승한 약 84억원 수준의 의료비가 지출되는 것으로 전망됐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강원도에서 고려해야 할 효과적인 만성질환 관리 프로그램의 관리 방향을 제안했다.

먼저,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의 경우 높은 유병률과 질병 부담으로 인해 발생 억제를 위한 예방적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면서, “현재 강원도 지역 내 보건소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건강증진사업의 효과를 높이고, 건강한 사람 뿐만 아니라 당뇨병 전단계에 있는 대상자들의 건강행동 실천을 통해 질환 발생 여부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효과적 만성질환 관리는 결국 환자 스스로에 의한 관리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의약품 처방 외에도 행태 개선을 위한 적절하고 충분한 정보와 도움이 제공돼야 하고,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운동 시설과 프로그램이 확충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진은 “취약한 의료 인프라로 인한 의료 이용의 불균형 및 공급체계의 효율성 제고와 중증환자의 진료 지연을 막기 위해서라도 경증질환자의 과도한 종합병원 외래 이용을 대체할 거주지역 근처의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만성질환 관리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라고 제언했다.

현재 강원도는 인구감소에 따른 시설 수요의 감소가 공급 감소로 이어져 전반적 건강생활 인프라의 활용성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며, 베이비부머의 노화에 따른 만성질환 수요 폭증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커뮤니티 케어 등 일차의료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 체계의 조기 구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라며,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복합만성질환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의료서비스 조정ㆍ연계 체계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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