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불신임 사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지금이야말로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할 때 아닌가?”

대한의사협회 유준상 대의원(경기)은 최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회장 불신임 안을 다룰 임시대의원총회가 소집된 데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3일 임시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을 논의하는 모습
지난해 10월 3일 임시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을 논의하는 모습

앞서 유준상 대의원은 최근 대의원회 SNS에 개인 의견을 전제로, 직권남용과 대의원회 수임사항 위반 등 불신임 발의 대의원이 밝힌 불신임 사유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유 대의원은 SNS에 글을 올린 이유를 묻자 “답답해서…”라고 답하고, “회장 불신임 시도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유 대의원은 “신형준 의협 전 홍보위원이 칼럼을 통해 지적한 것처럼 과거 신라 말기와 똑 같은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이제는 회장 끌어내리기를 중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회장 불신임을 비판하는 이유는 불신임 사유가 안 될뿐더러, 대안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 대의원은 “회장을 불신임하고 비대위를 구성한다고 지금보다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그동안 구성돼 활동한 비대위들이 어떤 성과를 남겼는지 돌아봤으면 한다.”라고 언급했다.

유 대의원은 “임총 안건을 보면 의협 정책방향 정상화를 위한 비대위라고 하는데 지금 의협 정책이 비정상이라는 말인데, 정상과 비정상은 무엇으로 구분하나?”라고 물었다.

유 대의원은 “불신임 발의 이유를 보니 요건에 해당되는 게 없다. 웃기고 부끄럽다. 직권남용, 대의원회 수임사항 위반, 산하단체 회무 배제 등을 이유로 회장을 탄핵한다니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유 대의원은 “최대집 회장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 회장이 회장선거 당시 모든 걸 다 할수 있을 것처럼 말해서 회원들이 기대를 많이 한 게 사실이고, 실망 또한 크다는 것도 안다. 그렇다고 해서 잘하라고 비판하는 것과, 비난하고 끌어내리는 것은 별개다.”라고 지적했다.

유 대의원은 “건강보험 정책 철회 등 의사협회가 요구하는 사항에 어떤 국민이 찬성하겠나? 의사 편을 들지 않을 것이다. 국민도 우리나라 의료수가가 싸다는 걸 알지만 당장 자신이 좋으니까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라며, “이럴 때일수록 의사들이 뭉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불신임안을 발의한 대의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강경 발언도 했다.

유 대의원은 “불신임을 주도한 대의원은 불신임이 불발되면 대의원을 사퇴했으면 한다. 내부 혼란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회장이 나가는 것보다 그런 대의원이 빠져줘야 의협이 더 잘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 대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최대집 후보를 뽑지 않았다. 최 후보는 여러 직역을 아우르고, 의료현안이나 정책에도 밝아야 하는 의협회장에는 적합하지 않고 투쟁위원장이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최 후보는 회원들의 선택을 받아 회장으로 선출됐다. 선출했으면 편을 가르지 말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단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잘못한다고 국회의원들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할 뿐이다.”라며, “의협 대의원들도 조언자가 돼야 한다. 회장과 집행부의 목줄을 쥐고 끌고가려고 해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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