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사업 예산이 연내 집행되도록 전문의의 추가 채용을 위한 근본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처장: 이종후)는 최근 발간한 ‘2020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을 통해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사업은 전담전문의 채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지난 몇 년간 실집행률이 저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2020년도 중증외상 전문치료체계 구축 사업 예산안 현황(단위: 100만원, %)*자료: 보건복지부
2020년도 중증외상 전문치료체계 구축 사업 예산안 현황(단위: 100만원, %)*자료: 보건복지부

중증외상 전문치료체계 구축 사업은 중증외상환자에게 응급수술 등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ㆍ장비ㆍ인력을 갖춘 외상전문 치료시설을 설치 및 운영해 예방 가능한 사망률 감소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2020년도 예산안은 전년대비 31억 1,500만원(4.8%) 감액된 614억 6,300만원이 편성됐다.

내역사업인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사업은 중증 외상환자의 응급 진료를 수행하는 권역외상센터의 전담전문의와 간호사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2020년도 예산안은 전년대비 40억 6,500만원(6.5%) 감액된 580억 8,900만원이 편성됐다.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사업 집행 현황(단위: 백만원, %)*자료: 보건복지부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사업 집행 현황(단위: 백만원, %)*자료: 보건복지부

하지만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사업은 근무여건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전담전문의 채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지난 몇 년간 실집행률이 저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실집행률을 살펴보면, 2016년 74.0%, 2017년 71.0%, 2018년 60.9%, 2019년은 6월말 기준으로 28.1%로 나타났다.

권역외상센터 전담전문의 채용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17개소 총 175명이 채용돼 있었다.

총 17개소 중 부산대병원, 아주대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안동병원은 인원 변화가 없었으며, 가천대길병원 3명 감소, 원주기독병원 2명 증가, 원광대병원 5명 증가 등 총 11명이 증가해 2019년 9월 기준으로는 총 186명이 권역외상센터 전담전문의로 근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외상센터별 전담전문의 채용 현황(단위: 명)*주: 변화는 2019년 9월, 2018년 12월 기준 각 권역외상센터별 전담전문의 수의 차이를 의미함*자료: 보건복지부
권역외상센터별 전담전문의 채용 현황(단위: 명)*주: 변화는 2019년 9월, 2018년 12월 기준 각 권역외상센터별 전담전문의 수의 차이를 의미함*자료: 보건복지부

2018년 12월, 2019년 8월 모두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난 전담전문의는 145명, 2018년 12월 이후 신규 채용된 전담전문의는 38명, 2018년 12월 근무했으나 2019년 8월 근무하지 않는 전담전문의는 30명으로 나타났다.

2018년 12월, 2019년 8월 두 시점 간 전담전문의가 17.1%(30/145) 이탈한 것인데, 권역외상센터 전담전문의 신규 채용의 어려움 뿐 아니라 고강도 업무로 인해 이탈하는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탈한 30명 중 10명은 전담전문의에서 지원전문의로 원내이동했으며, 1명은 군인신분으로 복귀했다.

2020년 전담전문의 채용계획을 살펴보면, 2018년과 2019년에 비해 채용계획 인원을 감축해 234.5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전문의 인건비 지원액도 2019년 389억 6,600만원에서 51억 9,800만원 감액된 337억 6,800만원이 편성됐다.

전년대비 51억 9,800만원이 감액 편성되긴했으나 2018년, 2019년 평균 채용 인원보다 여전히 많은 수를 채용할 계획으로, 인원 채용 기준, 1인당 인건비 지원액 등의 변화가 없는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2020년에도 예산 중 상당 부분이 불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침에 따르면, 외상센터 전담전문의 신규채용 기준은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침상 외상팀에 포함되는 전문과목(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자, 해당과목 전문의 취득 후 10개월 이상 근무 경력자이다.

2018년, 2019년 전문의 평균 채용 인원과 2020년 전문의 채용계획 간 인원 차이를 살펴보면, 가천대길병원 3.3명, 원주기독병원 5명 등 2018년, 2019년 전문의 평균 채용 인원보다 총 54명 많은 인원에 대한 예산안이 편성돼 있다.

전문의 1인당 인건비 지원액이 1억 4,400만원이므로 2018년, 2019년에 비해 채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약 77억 7,600만원(1억 4,400만원×54명)의 예산이 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 전담전문의 채용 인원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히고 있다.

권역외상센터별 전담전문의 2020년 채용계획(단위: 명)*주: 표의 각 개소별 2020년 채용계획 인원은 각 개소별 월별 채용인원을 활용해 평균값을 구한 것으로, 각 개소별 연 평균 채용계획 인원을 의미함*자료: 보건복지부
권역외상센터별 전담전문의 2020년 채용계획(단위: 명)*주: 표의 각 개소별 2020년 채용계획 인원은 각 개소별 월별 채용인원을 활용해 평균값을 구한 것으로, 각 개소별 연 평균 채용계획 인원을 의미함*자료: 보건복지부

그러나 국회예정처는 “2018년 12월과 2019년 9월 평균 인원이 아닌 2019년 9월 인원만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48.5명(234.5-186) 많은 예산이 편성돼 있어 예산 불용이 예상된다. 또한, 2018년 12월, 2019년 9월 간 전담전문의 증가율(6.3%)을 고려하더라도 2020년 말 전담전문의 수는 200명 미만일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의 채용 기준, 인건비 지원액 등 제도적 변경사항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채용실적을 고려해봤을 때, 2020년도 예산안이 전년대비 감액되긴 했으나 2020년에도 계획인원을 채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국회는 2016~2018년 회계연도 결산에 있어 전담전문의 미채용으로 인한 예산불용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권역외상센터가 전담전문의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세 차례 시정요구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2020년 예산안을 전년대비 40억 6,500만원(6.5%) 감액 편성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중증외상 진료체계 개선대책을 통해 전담전문의 인건비 인상, 중환자실 간호사 인건비 신규지원, 권역외상센터 특성을 반영한 건강보험 수가 개선 등을 시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국회예정처는 복지부를 향해 “권역외상센터 운영지원 사업의 예산이 연내 집행되도록 전문의의 추가적 채용을 위한 근본적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0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총수입은 71조 6,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조 357억원(4.4%) 증가했다. 2020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총지출은 82조 8,203억원으로 전년 추경예산 대비 10조 317억원(13.8%) 증가했다.

2020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포용국가 기반 공고화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소득 분배 개선, 경기 하방위험 대응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건강 위험요인 예방ㆍ관리 ▲바이오헬스 분야 혁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4차 산업혁명 기반 구축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와 돌봄수요 증대 등으로 인해 예산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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