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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빈곤 악순환, 병가ㆍ상병수당 필요보사연, 질병 장기화되면 빈곤으로 이어져 정책 대안 마련해야 강조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9.10.11 6:10

질병이 악화돼 빈곤과 불건강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기업이 제공하는 병가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공적 영역에서 재원을 조달해 상병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이 제안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에서 김수진 보건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질병으로 인한 경제활동 및 경제 상태 변화와 시사점’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질병으로 인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기 위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이 이뤄져 왔지만, 질병으로 인한 빈곤화를 막기 위한 안전망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다.

업무 외 상병으로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소득 손실을 줄이기 위한 공적 상병수당제도나, 실직 및 소득 손실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의 병가제도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질병 발생의 경제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중증질환 진단을 받는 경우와 15일 이상 입원하는 경우를 건강충격으로 정의하고, 건강충격을 경험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경제활동 및 경제 상태 변화를 비교했다.

질병을 경험한 경우, 개인 수준에서 소득이 감소하고 소득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사람의 비율이 증가했다. 가구 수준에서는 가구 근로소득이 감소한 반면 가구 총소득은 증가했는데, 이는 근로 외 소득 증가와 관련이 있었으며 특히 민간보험소득의 영향이 컸다.

이에 대해 김 부연구위원은 “질병 발생은 실직과 소득 상실로 이어진다.”라며, “개인과 가구는 이러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로 사적 자원을 활용하는데, 이는 가용 자원이 부족하거나 질병이 장기화되면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건강 문제를 경험한 경우 개인 소득이 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이 증가했고, 가구주가 질병을 경험한 경우 가구 근로소득이 빈곤선 이하인 가구 비율이 증가했다.

근로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다른 수입원을 이용하는데, 질병 발생 시점에 민간보험 수입이 가장 크게 증가했고, 사회보험 현금급여, 공적이전과 같은 공적 자원의 증가율은 미미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절한 휴가를 보장하고 치료 기간 동안의 임금 상실을 대체하는 것은 경제활동 연령층이 제때에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질병이 악화돼 빈곤과 불건강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OECD 국가별 업무 외 상병 관련 휴가제도 및 현금급여 현황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의료비 부담 외 소득 손실, 실직 등 질병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용자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과 공적 영역에서 상병급여제도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과 공적 영역에서 상병급여제도를 마련하는 방식 중 한 가지 방식만을 이용하는 국가도 있지만, 다수의 국가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이용하며, 상호 간 급여 제공 기간을 보완하거나 급여 제공 수준을 보완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업무 외 상병과 관련한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제공하는 병가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식과 공적 영역에서 재원을 조달하여 상병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의 두 가지 접근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법적 책임 강화 측면에서 업무 외 상병에 대한 휴가를 의무화하는 것과 함께 급여 지급 의무를 법제화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용이 불안정하면 건강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기업이 제공하는 상병휴가제도를 이용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건강불평등 완화 차원에서 공적 영역 상병수당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역설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또, “취약계층에 대해 공적 재원으로 상병휴가와 급여를 제공하거나, 노동자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료적 판단이 있는 경우 기업이 제공하는 유급 병가 가능 일수 외에도 공적 재정 지원을 더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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