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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휘청 동네의원 방치할 것인가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0.01.18 9:7

주부 김 모씨는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뒹구는 아이 때문에 눈앞이 깜깜하다. 동네의원은 수 년 전 자취를 감췄고, 병원은 멀기만 하다. 김 씨가 병원에 가더라도 곧바로 진료를 받기는 쉽지 않다. 단순히 배가 아픈 정도(?)로는 응급환자로 판정되지 않는다.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한나절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위의 상황은 동네의원이 모두 문을 닫은 2030년 모습을 예상해 본 것이다. 물론 가정이다.

집에서 몇 발짝만 나가면 편의점만큼이나 흔한 게 동네의원인데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묻고 싶겠지만 현재 동네의원 경영 상태는 웃고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동네의원을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이 가까운 미래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빚쟁이 동네의원
소위 동네 병원이라 불리는 1차 의료기관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다 못해 빚을 지고,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네의원 경영 사정이 녹록하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 국감에서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전현희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기업은행과 체결한 메디컬네트워크론을 이용하는 의료기관수와 총 대출액이 2005년 체결 당시 3,895개 기관, 8,263억원에서 2008년 3914개소, 1조 4,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컬네트워크론은 요양기관이 공단에 청구하는 진료비를 담보로 시중보다 저렴한 이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대출 시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게 전 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기업은행 외에 타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를 고려하면 의료기관의 금융 대출 금액은 더욱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닫는 동네의원 증가
경영난으로 운영비 부담이 늘면서 아예 폐업을 택하는 병ㆍ의원도 증가했다. 2006년 1,795개소였던 폐업병원이 2007년 2,015개소, 2008년 2,061개소에 달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평균 진료건수가 10건 미만인 의원급 의료기관이 2006년 7.5%에서 2008년에는 8.3%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루에 내원 환자가 10명이 채 안 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의료기관 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규모는 해가 갈수록 감소하는 반면, 병원급 급여비 비중은 점차 늘고 있어, 2008년 현재 병원급 급여비 비중은 의원급의 2배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환자들이 1차병원보다 3차병원을 더 선호하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도별 외래 의료기관 종별 심사실적’에 따르면 종합전문병원의 진료비 점유율은 2001년 9.9%에서 2008년 15.7%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종합병원 역시 10.2%에서 15.9%, 병원은 5.3%에서 8.4% 각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의원급 의료기관은 2001년 74.6%에서 2008년 60%로 14.6%p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래 이용환자의 대형병원 이동현상이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동네의원 살리기 나서야
질병은 발생하기 전 예방하는 것이 이상적이고, 발생했더라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행 의료시스템 내에서는 가벼운 질환의 진료 부분까지 3차 의료기관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3차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세태는 의료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고, 의료이용에 있어서 왜곡현상을 키운다.

동네의원의 위기와 몰락은 생활밀착형 건강관리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져 결국은 의료비가 증가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일부에서는 해마다 2,000곳의 의원이 문을 닫아도 어찌됐든 전체 의료기관수는 300곳 이상 늘어나고 있지 않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의료기관수 증가는 매년 4,000명의 의사가 쏟아져 나오는 것에 기인하며, 오히려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전체 의료기관수 증가는 경쟁을 더 가속시켜 개원가 사정을 더 악화시킨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대출금액이 증가하고, 요양급여비는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동네의원 살리기에 나서지 않을 경우 대다수 동네의원이 한 순간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민들이 가까운 생활영역 내에서 손쉽게 건강관리를 도모할 수 있는 인근 동네의원의 활성화만이 의료자원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높이고, 국민의 건강권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동네의원이 살아날 수 있는 합리적인 수가를 책정하고, 동네의원에게 특화된 보험 개발과 보험중심 의원에 대한 세제혜택 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장기적 인력수급계획을 강구하고, 보건소의 역할 재설정도 필요한 시점이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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