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13개 보건의약단체와 보건복지부가 참여하고 있는 보건의약단체 사회공헌협의회(사공협)가 최근 캄보디아 따께오주 뜨레앙 지역에서 의료문화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왔다. 캄보디아 뜨레앙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대부분 벼농사를 짓고 살고 있다. 보건소는 있지만 무료가 아니어서 주민은 아파도 참는다. 안혜선 사공협 중앙위원장(의협 사회참여이사, 삼성서울병원 병리과)을 만나 뜨레앙 의료문화 봉사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위원장님?

안혜선 위원장: 네, 반갑습니다.

장영식 기자: 해외의료봉사는 3년 만이죠?

안혜선 위원장: 네, 지난 2016년도에 사공협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네팔에서 첫 해외의료봉사를 했어요.

장영식 기자: 캄보디아는 국내 봉사단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이번 사공협의 뜨레앙 의료봉사는 의미가 크다고 들었습니다.

안혜선 위원장: 캄보디아는 우리나라 해외의료 봉사단체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하지만 뜨레앙 지역은 그렇지 않아요. 프놈펜에서 동남쪽으로 80km 떨어진 곳인데 캄보디아에서 한 번도 의료봉사의 혜택을 받지 못한 곳입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뜨레앙을 방문지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안혜선 위원장: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와 시차가 두시간 밖에 나지 않고 기후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프놈펜의 경우 많은 단체가 봉사활동을 해요. 우린 다른 단체가 찾지 않는 지역을 수소문해서 뜨레앙을 선택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준비는 언제부터 했나요?

안혜선 위원장: 2017년 11월 캄보디아 CEN(Cambodia education network)의 대표가 의사협회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CEN은 우리나라의 EBS와 유사한 기관인데, 이때부터 캄보디아를 염두에 뒀어요. 뜨레앙이 최종 확정된 것은 올해 2월 사공협 중앙위원회에서 였죠. 이때부터 방문 준비에 들어갔고, 4월에는 사전답사를 다녀왔어요.

장영식 기자: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하셨네요. 이번 해외봉사에 몇 명이 참여했나요?

안혜선 위원장: 의사협회에서 4명의 의료진과 2명의 행정직원이 참여했고,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간호협회, 약사회,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등 모두 26명이 참여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의료인은 모두 몇 명이었나요?

안혜선 위원장: 의사 4명과 한의사 1명, 간호사 1명이었습니다. 다음 해외의료봉사에는 더 많은 의료인이 참여했으면 해요.

장영시 기자: 몇 일 동안 봉사활동을 한거죠?

안혜선 위원장: 8월 10일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19일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왔어요. 7박 9일 일정이었죠.

장영식 기자: 봉사활동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안혜선 위원장: 10일 새벽에 프놈펜에 도착해서 11일 뜨레앙으로 이동한 후 의료봉사와 문화봉사 준비를 했어요. 12일 오프닝 세레머니 후 진료를 시작했죠.

장영식 기자: 진료를 할만한 장소가 있었나요?

안혜선 위원장: 뜨레앙 지역에 헬스센터 10곳이 있는데 위생상태가 최악이었어요. 그나마 나은 구청 맞은편 헬스센터에 진료 장소를 꾸몄는데 열악했죠.

장영식 기자: 주민은 많이 찾아왔나요?

안혜선 위원장: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진료하는 동안 약 1,300명의 주민이 찾아왔어요. 대부분 뜨레앙 인근 주민과 현지 학생자원봉사자 들이었죠. 내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한의과 진료를 하고, 혈액검사, 영양수액 주사, 초음파 검사, 투약 등이 이뤄졌죠. 검사 및 처치 건수는 약 4,100건이었습니다.

장영식 기자: 문화봉사 활동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안혜선 위원장: 어린이를 대상으로 손위생 및 치위생 교육을 했어요. 약 300명이 참여했습니다. 또, 750여명에게 사진 촬영 후 액자를 제공했고, 500여명에게 타투스티커를 제공했어요. 어린이들에게 제공한 치약과 칫솔도 인기였어요.

장영식 기자: 많은 주민이 방문했는데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세요.

안혜선 위원장: 진료 첫날 만삭 임산부가 찾아왔는데 센터에서 하루 지내는 사이 아이를 낳았어요. 아이를 낳은 다음날 바로 퇴원하는 걸 보고 짠했어요. 첫 진료날 만난 아이라서 럭키 베이비라고 부르며 축하해 주고, 금일봉을 전달했어요.

장영식 기자: 말그대로 행운의 아기군요. 또,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안혜선 위원장: 진료 셋째날 코에서 피를 흘리며 방문한 환자가 있었는데, 폐결핵일 수 있어서 놀랐어요. 수액을 놔주는데 입에서도 피를 토하길래 인근 병원에 보냈어요. 알고보니 알코올 중독자이면서 헬스센터 단골환자더군요.

장영식 기자: 봉사 단원들이 놀랐겠네요.

안혜선 위원장: 놀랐죠. 그런데 더 놀란 건, 알코올 환자에게 빈곤자 카드가 있는데, 엠블란스비와 진료비가 무료더군요. 캄보디아에 이런 제도가 있는 걸 보고 많이 놀랐어요.

장영식 기자: 봉사활동을 하면서 현지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안혜선 위원장: 위생 상태도 나쁘고, 날씨도 무척 더웠죠. 특히, 먹을거리도 마땅치 않았구요. 머무는 동안 볶음밥만 계속 먹었어요. 단원들 사이에서 ‘뜨레앙으로 쓰고 볶음밥이라 읽는다’는 말까지 나왔죠.

장영식 기자: 짧은 방문이었지만 캄보디아는 어떤 나라였나요?

안혜선 위원장: 우선, 일할 사람이 없는 나라이고요. 과거 공산 정권 시절 살아남기 위해 친척을 밀고하기도 했다더군요.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에요. 그래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손들을 만나게 하는 힐링 프로그램도 있더라고요. 이번 방문때 정신과 약을 많이 가지고 갔어요. 흔히 캄보디아를 공산국가로 아는데 사회주의 국가이고, 왕도 있어요.

장영식 기자: 네팔과 캄보디아를 다녀왔는데 다음 해외의료봉사에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안혜선 위원장: 첫해 네팔 때보다 올해 캄보디아에 갈때는 과별로 업무분장을 하는 등 좀더 준비를 했어요. 다음엔 의사가 좀더 참여하길 바라고, 행정직원을 포함해서 최소 30명 이상이 참여했으면 해요. 손이 모자라 타투스티커를 해주기도 벅찼거든요. 특히, 한명만 참여한 단체도 있는데 다음부터 2명 이상 참석해 줬으면 해요.

장영식 기자: 사공협은 분기마다 봉사활동을 하죠?

안혜선 위원장: 네. 일년에 네 번 하는데 의료봉사를 두 번하고, 일반봉사를 두 번 합니다. 국내에서 의료봉사를 할 때는 촉탁의가 없는 한센인 마을 등 의료사각지대를 주로 방문합니다. 의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을 돕기 위해서이지만, 주위 의원에 피해를 줘서도 안되니까요.

장영식 기자: 해외의료봉사에 의미를 부여한다면요?

안혜선 위원장: 정말 많은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더 많은 사람이 의료봉사에 참여했으면 합니다. 특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으면 해요.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보건의약단체 사회공헌협의회는 2006년부터 보건복지부를 포함 14개 보건의약단체가 사회공헌 공동노력을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분위기 조성과 보건의약단체 직역 간 상호 신뢰와 협력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의 건강한 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발족했다. 
 
회원단체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대한한방병원협회, 대한약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건강관리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보건복지부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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