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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관리, 치안과 질병관리 딜레마연이은 강력범죄에 대안 마련 필요하지만 인권 문제 등 우려도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9.06.07 6:10

최근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며 대안 마련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질병 관리 측면도 있는 정신질환자 문제를 너무 치안 쪽으로만 접근하면 인권 문제도 발생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를 사회안전망 안에서 체계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참사 재발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지만,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여러 규제를 가할 경우, 자칫 정신질환자의 인권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2008년과 2016년 힘들게 법을 개정해 강제입원 요건을 강화했는데 다시 완화해야 하는지, 정신질환자 퇴원사실을 정신건강복지센터장 뿐 아니라 경찰서장에게도 통보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이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정신질환범죄 방지와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입법공청회’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진주방화ㆍ살인사건이 벌어진 경남 진주를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은 조만간 ‘치료감호법 개정안’ 및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날 발제에 나선 안성훈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법무사법개혁연구실 연구위원은 두 개정안에 대해 설명했다.

안 연구위원은 개정안 제안 이유로 크게 ▲현행 치료감호제도의 문제점과 한계 ▲형사사법기관과 지역정신보건의료기관과의 연계 강화 필요를 꼽았다.

먼저, 현행 치료감호제도는 피치료감호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다양한 처우프로그램 등을 통해 재범방지와 그들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퇴소자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종료 또는 만기 종료로 인해 퇴원한 피치료감호자의 경우 정신질환 관련 치료와 사회복귀 처우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인에 비해 사리분별력과 자기통제력이 약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와 보호ㆍ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안 연구위원은 “2017년 개정치료감호법은 치료감호 만기종료자에 대해서 보호관찰의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3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만기종료자에 대한 사회 내에서의 처우와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길을 열어주긴 했지만, 이 역시 3년 후가 문제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치료적 처우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대상자의 경우 해당 처분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해 치료감호소 출소자에 대한 필요한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치료 및 보호ㆍ관리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치료감호법’ 개정안은 치료감호심의위원회가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전문의의 진단이나 감정을 참고해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계속 보호관찰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피보호관찰자의 보호관찰 기간을 3회까지 매회 3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보호관찰 기간을 연장하는 피보호관찰자에 대하여는 재범 방지 또는 치료감호의 원인이 된 질병ㆍ습벽의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을 준수사항으로 부과하도록 하되, 법무부장관으로 하여금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보호관찰소의 장은 피보호관찰자의 보호관찰이 개시된 때부터 3일 이내에 그에 대한 정보를 정신보건복지센터에 통지하도록 했다.

정신보건복지센터의 장은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해 정신보건서비스를 받은 사람으로서 치료를 중단한 사람을 발견한 경우,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법’에 따른 외래치료의 지원을 청구하도록 했다.

정신보건복지센터의 장은 피보호관찰자의 재범방지와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인력 보호를 위해 관할 경찰서의 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또, “정신장애범죄자들은 범죄자이기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라는 점에서 형사사법의 처우대상이자 정신보건의료의 처우대상이기 때문에 이 이질적인 두 분야의 처우가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결합돼 실시될 때 이들에 대한 효율적인 치료 및 보호ㆍ관리가 이뤄지고 원활한 사회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형사사법기관과 지역정신보건의료기관과의 연계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은 보호의무자 1명이 신청해도 입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국ㆍ공립 또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정신의료기관등에 소속된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가 1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하도록 했다.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등에 소속된 2명 이상의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일치된 소견이 있으면 치료를 위한 입원이 가능하도록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요건을 완화하자는 것이다.

응급입원에 동의한 경찰관 또는 구급대원에 대한 면책조항을 신설해 응급입원 제도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했다.

정신의료기관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퇴원 사실을 통보하는 주체에 관할 경찰서장을 포함시킴으로써 경찰이 관할 구역 내 정신질환자에 대해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개정안 내용에 대해 보건당국은 환자인권 문제와 사회적 합의 필요성 등을 제기했다.

홍정익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정신건강복지법’과 관련, “2008년 일부개정시 강제입원 보호의무자 동의 기준을 1인에서 2인으로 늘렸었다.”라며, “이번 개정안은 2인에서 다시 1인으로 줄이도록 했는데, 이처럼 과거로 다시 돌아가려면 인권침해 측면 등에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간 사정이 달라진 부분은 있다. 2016년 법안이 전부개정되며 강제입원 요건을 의사 2인의 진단으로 하고, 입원적합성 심사 등을 도입하며 입원요건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

홍 과장은 “의사 1인 진단 기준을 2인으로 늘린 만큼 의사가 보호의무자 판단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즉, 의사 책임은 좀 더 막중해지는 반면 보호의무자 책임을 낮추겠다는 방향이면 보호의무자 동의를 1인으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논리적 설명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신과의사가 보호의무자 1인의 동의로 입원시키기에는 부담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홍 과장은 “인권 강화를 위해 보호의무자와 의사가 환자를 강제입원시킬 수 있는 조건을 2008년에는 보호자 1인에서 2인으로, 2016년에는 의사를 1인에서 2인으로 늘리고 입원적합성심사위를 도입해 강화한 부분을 어떻게 완화할지, 완화가 적절한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응급입원에 동의한 경찰관 또는 구급대원에 대한 면책조항을 신설해 응급입원 제도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 조항에 대해서도 “응급입원 시 환자와 문제가 생겨 소송을 제기당한다 해도 경찰조직 내부에서 징계를 주는 등의 경우는 없다는 경찰청의 답변을 받았다.”면서, “형사상 면책은 이해 되는데, 조직 내부의 징계나 문책을 법에서 경찰청이 하지 말라고 법에 명시하는 건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경찰청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신의료기관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퇴원 사실을 관할 경찰서장에게도 알리는 조항에 대해서는 “정신질환자를 이미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는 실제 범죄자, 전과자 관리와 동일한 수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전과자에 대한 정보를 모두 경찰서장에게 제공한다면 정신질환자도 거기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재범률을 관리하고자 한다면 그런 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규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 문제와 관련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복지의 측면보다는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비행자 내지 범죄자로서 인식하게 하는 측면이 있는 점에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치료감호법’ 개정안의 보호관찰 기간 연장과 관련해, “연장되는 보호관찰은 일률적으로 3년간 부과할 것이 아니라, 피보호관찰자의 상태나 치료의 정도 등에 따라 선별해 보호관찰을 부과하거나, 그 기간을 세분화해 부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윤웅장 법무부 치료처우과장 역시 “보호관찰은 치료 지속과 재범 방지에 직결되는 것이므로 재범위험성이 있고 계속 보호관찰이 필요한 경우 보호관찰 기간을 연장하도록 하는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최초 보호관찰 기간이 3년인데 연장하는 경우도 동일하게 3년으로 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참고로 전자감독의 경우 기간을 연장할 때에는 1년씩 하도록 돼 있다.”라고 역설했다.

윤 과장은 또, 기간을 연장하는 피보호관찰자에게는 피보호관찰자의 재범 방지 또는 치료감호의 원인이 된 질병ㆍ습벽의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특별 준수사항으로 부과하도록 하는 개정안 단서와 관련해 “현행법상 규정된 8가지의 특별 준수사항 중 어느 것을 부과하는 것으로도 족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일률적으로 8가지 이외의 특별 준수사항을 반드시 부과하도록 하는 것은 다소 과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문학회는 그 동안 꾸준히 주장해 온 사법입원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권준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은 “학회는 일부 개정을 통한 단순한 제도 변화를 바라는 것이 아니고, 사법입원제도를 도입하는 핵심적인 개정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환경이 혁신돼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도록 하는 개선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이어 “학회의 사법입원제도 도입에 대한 필요성은 이번 사건과도 맞닿아 있다.”라며, “보도에 따르면 수 차례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했고 환자의 병력을 알고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현행 비자의입원이 자ㆍ타해 위험과 치료의 필요성이 모두 갖춰져야 경찰관에 의한 정당한 보호조치도 가능하게 하는 기형적인 요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권 이사장은 “더 안타까운 것은 삼촌은 현행법상에서 보호의무자가 될 수 없어 비자의입원의 신청조차도 안됐다는 점이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은 일본법의 잔재로 보호의무자 제도가 비자의입원을 비롯한 강제적인 절차에 모든 책임을 지는 중심축으로 돼 있다.”라며, “보호의무자는 1인이 아닌 2인이 있어야 하고 과중한 책임을 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보호의무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의 순서를 부여해 현장에서 이를 따지고 다투는 일이 다반사이다.”라고 전했다.

그런데 이 보호의무자의 지위에서 삼촌은 의무를 지고자 해도 불가해 결국 문제의식이 있었고 해결할 노력을 하려고 해도 막혀서 불행한 사건을 막지 못한 것은 이 사건이 제도상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 이사장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체 비자의입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보호자 동의에 의한 입원이다. 까다롭게 바뀐 입원제도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며, 그로 인한 책임도 커져가는데 이 문제 많은 과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보호자가 떠밀려 서있었던 것이다.”라며, “동시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에게는 보호자의 자격을 묻는 행정업무를 맡도록 해 법적인 제재의 칼날 위에 서있게 됐다. 학회에서는 이 문제를 ‘위험의 외주화’라고 표현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응당 국가가 나서야 하는 문제인데 그 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보호자에게 무겁게 씌어져 있던 것이다.”라며, “보호자와 의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국가가 나서도록 요구하는 것이 그간 법ㆍ제도 곳곳에 막힌 길을 뚫을 수 있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희생으로 강요된 보호자와 의사의 책임을 대신할 사법적 권한의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보건복지위는 고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이 문제를 보건복지부 단독이 아니라 법무부, 기획재정부 등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며, 국가적 문제로 인식해 국무회의에 보고되고 다뤄져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봤다. 부디 이런 인식의 개선으로 사법입원제도가 도입돼 모든 국민이 건강해지는 미래가 가까이 오길 소망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김재경 의원은 이번 달 안에 두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20대 국회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이고, 내년이면 총선 정국이라 법안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지는 만큼 올해 안에 꼭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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