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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 제도, 실효성 있는 장기계획 세워야가정의학회, 주치의 심포지엄 개최…의대교육ㆍ전달체계 개선부터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9.05.24 6:10

대한가정의학회가 마련한 ‘주치의 심포지엄 및 선포식’에서 주치의 제도 도입을 위한 장기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가정의학회(이사장 이덕철)는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19 주치의 심포지엄 및 선포식’을 개최하고, 일차의료의 역할과 주치의 제도 도입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덕철 이사장

이덕철 이사장은 주제발표에서 “국내 의료시스템은 급성기질환 치료를 위한 첨단 의료지식과 기술은 급속히 발전했지만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일차의료 영역의 성과는 뒤쳐져 있는 기형적 모습을 갖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중 지난 15년간 병상수가 3배 가까이 증가한 유일한 나라로, 일차의료 강화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며, “의료이용의 효율적 사용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급격한 노인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의료비 상승을 고려하면,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고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라며, “일차의료의 역할과 기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일차의료가 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주치의 개념을 확립해야 한다.”라며, “주치의는 환자들의 모든 문제에 대해 분명한 책임감을 갖고 건강 길잡이와 지킴이 역할을 해야 한다. 또, 환자의 옹호자, 조정자의 역할과 친구, 상담자로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주치의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는 “독일은 병동형 호스피스가 드물고, 대부분 가정형 호스피스를 운영한다. 대상자가 사망하면 24시간 주치의에게 연락할 수 있고, 주치의가 사망진단을 내려준다. 네덜란드의 치매마을에도 주치의가 있어서 주민의 상태가 나빠지면 주치의가 병원방문여부를 결정해 준다.”라며 외국 사례를 소개했다.

신 기자는 “가정의학회가 홈페이지 앱을 통해 주치의 맺기사업을 하고 있는데, 주거지 주변에 어떤 의원이 있는지도 모르고, 의사에 대한 정보도 몰라서 주치의로 등록하기가 꺼려진다. 게다가 환자가 등록하면 환자나 의사에게 이점도 없다. 차이가 없다면 실효성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신 기자는 “주치의 제도가 운영되려면 환자들이 의원에 머물러야 하는데, 국내 환자들은 종합병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 기자는 “주치의가 장시간 환자를 진료하려면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국내 의사양성교육에서 의사가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교육이 되지 않았다. 또, 전문의가 92%에 달한다.”라며, “의대교육과정과 전문의제도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또, “주치의에 대한 목소리를 가정의학과에서 내고 있는데, 의료계 내부의 동의부터 얻어야 한다.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라고 쓴소리를 말했다.

임종한 인하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도 “의료비 증가폭이 커서 사회가 위기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제는 주치의가 필요한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의료수가가 낮아서 공급자들이 양을 늘려서 대응하고 있는데 한계가 있다.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사회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하지만 난관이 많다. 공급자의 동의도 얻어야 하고, 소비자들의 병원 이용 패턴을 바꾸는 고민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 의료시스템 개편이 불가피하다. 수련체계나 의사들의 재교육, 의료이용패턴 변화를 준비하고, 정착되도록 준비해야 한다.”라며, “한번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준비하지 않으면 문제가 커질 것이다. 10년 이상 변화과정을 거쳐야 한다. 향후 10년 변화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주치의 논의의 중심에 국민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교수)은 “우리나라는 행위별수가제도를 갖고 있어서 의료이용량에 따라 재정 부담이 커진다. 현재 보험료의 85%를 보험료 부담에 의존하기 때문에 앞으로 보험료 폭증이 다가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송기민 위원은 “지난해 건강보험이 적자로 돌아섰고, 2008년 도입된 장기요양보험도 흑자를 기록하다가 2016년 적자로 돌아섰다. 주치의 제도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시대 주치의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의사들만의 주장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제도 도입에 있어서 논의의 중심에 국민을 둬야 한다. 국민이 힘을 실어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일차의료 만성질환 시범사업이 주치의 제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순애 건강보험공단 실장은 “환자에게 수시로 찾아가서 상담할 의사가 있다는 것은 큰 혜택이다. 가정의학과의 주치의 맺기사업이 국민건강의 지킴이 역할을 하고, 환자의 친구, 상담자로서 도움이 되는 제도로 발전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신 실장은 “12개 만성질환을 1,730만명이 앓고 있다. 고혈압, 당뇨환자가 900만명이며, 복합적으로 문제를 갖고 있지 않은데도 89만명이 다제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15개 이상 약 복용하는 사람이 14만명이나 된다.”라며, “다른 나라보다 낭비성 의료서비스 이용이 많은 이유로 주치의 제도가 없어서라는 논문이 많다.”라며 주치의제도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정부가 실시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 시범사업은 의사가 2주마다 환자를 전화나 문자로 관리하고, 이후 포괄적으로 평가한다. 의료기관 2,578곳이 참여중이고 환자 10만여명이 등록돼 있다. 등록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라며, “잘 정책해서 주치의 개념으로 발전했으면 한다.”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주치의 선포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덕철 이사장은 “환자의 가족 중심의 전인적 진료를 제공하는 국민 주치의, 지역사회 건강을 책임지는 일차의료의 리더, 믿고 맡길 수 있는 양질의 전문 역량과 전문직업을 갖춘 주치의 역할을 맡겠다.”라고 선포했다.

자리를 함께 한 강정화 소비자연맹 회장과 박인례 녹색소비자연대 대표도 주치의 제도기 시행되고 정착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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