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포커스뉴스는 전국의사총연합 지부장들의 인터뷰를 연속 게재합니다. 지부장들이 전의총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개원의사들이 나아가야할 방향, 그리고 의사협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소개합니다.

① 이용진 경기북부지부장
② 강대식 부산지부장
③ 김창훈 전남지부장
④ 최운봉 강원지부장
⑤ 이정훈 제주지부장
⑥ 장영민 서울남부지부장

“봄이 오지 않을 것 만 같더니 어느덧 꽃은 피고, 산으로 들로 다니기 좋은 계절이 왔네요. 그러나 의료계는 아직도 차디찬 한겨울 같습니다.”

전국의사총연합 이정훈 제주지부장은 제주도에서 5년째 비뇨기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개원의사이다. 그는 의료계를 한겨울에 비유했다.

“지난 해 5월로 기억합니다. 리베이트 쌍벌제라는 이상한 법이 만들어지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법은 개원의를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 같아서 여기저기 선배들에게 물어도 보고 의협 게시판에서 해답을 찾아 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우울한 마음이 있던 중에 닥플을 알게 됐고, 이를 계기로 전의총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이정훈 지부장은 “전 지부장이 개인적인 문제로 지부장 자리를 물려줬는데 막상 지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보니 제주도 지역에서의 전의총 활동이 아직 활발하지는 않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저는 성격이 활발한 편이라 지역에서 적지 않은 수의 의사모임을 다닙니다. 대부분 모임에서 골프나 자동차, 집 등의 주제로만 대화가 이뤄지고, 의료계의 현실이나 미래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관심조차 없어 안타깝습니다. 또, 이야기 도중 전의총이나 우리 의료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도 마치 본인과는 상관 없는 일인 것처럼 진지하게 고민 하지 않아 답답해요.”

이정훈 지부장은 “가끔 색안경을 낀 사람들이 전의총을 좌파나 우파 정치적 성향을 물어 보는 경향이 있다”도 귀띔했다.

이 지부장은 의사들의 모임이 의료계의 현실을 외면하고 친목에 치우쳐 있는 것과 전의총을 정치 성향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전의총이란 과연 무엇이며, 이 단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항상 고민한다고 한다.

“전의총을 모르고 있었을 때에는 우리나라 의료가 조금은 정상적인 방향으로 갈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게 아니더군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소위 의료정책이라는 것들이 점점 더 열악해져 간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습니다. 더 이상 의협이나 선배들은 제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정훈 지부장은 “현재 많은 단체나 언론에서 우리나라의 의료가 많이 왜곡됐다고 말하면서 그 책임이 마치 의사들에게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한다”고 꼬집었다.

“산부인과, 비뇨기과, 일반외과, 흉부외과, 가정의학과 등 여러 과 의사들이 피부 미용, 비만, 성형 진료를 하고 자기가 투자한 전문과목을 포기하는데 이를 두고 돈을 더 벌려는 욕심으로 그런다고 비아냥거리고, 이 때문에 의료가 왜곡됐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의 꽃다운 청춘을 바쳐 투자한 전문 과목을 포기한 의사들이 과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생소한 피부 미용을 배우러 학회를 찾아 다니겠습니까?”

이정훈 지부장은 “원가대비 73%라는 저수가와 의사를 준 범죄인으로 취급하는 법안들, 원칙도 없는 삭감과 실사, 게다가 의료사고에 따른 엄청난 보상금 등 개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

“저도 환자의 생명을 돌보는 의사이기 이전에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자 부모입니다. 환자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내 가족의 생계는 더욱 중요합니다. 내 미래, 내 가정, 내 아이들을 위해 직접 내 권리를 찾고 싶습니다. 제가 청춘을 받쳐 투자했던 의술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고 아이들에게 멋진 아빠가 되고 싶어요.”

이정훈 지부장은 “전의총은 현실에 대해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 대처를 하는 단체이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막연히 의료 유토피아를 주장한다거나 정치색을 띄고 의료계의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목적을 가지는 그런 단체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의 권리를 찾고자 노력하는 순수한 단체였으면 해요.”

이정훈 지부장은 “전의총은 의료 환경을 위협하고 어지럽히는 여러 요소를 스스로의 손으로 고치고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그런 단체가 될 것이다”고 확신했다.

그는 “내 권리는 나 자신이 아니면 그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며, “그 모든 노력들을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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